최상목 고발 추진? 민주당, 탄핵 대신 ‘압박 전략’ 선택

최상목 고발 추진? 민주당, 탄핵 대신 ‘압박 전략’ 선택

“최상목 오늘 조치 안하면 고발 조치 단행할 것”
대통령경호처 불응 방치 등 ‘질서파괴’로 규정
중진 간담회서 “탄핵 검토” vs “탄핵 신중” 이견차
지도부, 최 대행 압박 카드 행사 후 단계적 대응할 듯 

기사승인 2025-01-06 18:06:1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고발’ 카드를 꺼내 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민주당은 고발 가능성만 언급한 채 구체적 탄핵 추진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 대행 탄핵이 가져올 국정 혼란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질서와 법치 수호 의무를 지닌 최 대행이 오히려 질서를 파괴하는 데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 당의 판단”이라며 “오늘 중 관련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최 대행이 대통령경호처의 불응을 방치한 점,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 하지 않은 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헌정질서 파괴 행위로 규정했다.  

민주당이 최 대행에 대한 즉각적인 탄핵 대신 고발을 선택한 데에는 당내 이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최 대행 탄핵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탄핵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과, 탄핵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충돌했다. 

6선 추미애 의원은 “최 권한대행은 정치개입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며 “내란 공범인 경호처장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형사고발뿐 아니라 국회가 가진 마지막 수단인 탄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5선 박지원 의원은 “최 권한대행에 대해 굉장한 불만을 느끼고 그의 비열한 태도를 비난하지만, 민주당이 최 대행 탄핵을 논의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해 헌법재판소를 8인 체제로 만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위해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한 점도 의미가 크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도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체포영장, 수사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 대행을 탄핵해도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 대행이 정치적 관점을 배제하고 헌법을 수호하며 민주질서를 회복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최 대행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최 대행의 탄핵을 당장 추진하기보다는 최대한 압박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 대행 탄핵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우선 지켜보고 상황에 따라 즉각 (탄핵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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