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이 8일 오후 결정된다. 해를 넘긴 의정갈등을 푸는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8일 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결선 투표 후보는 앞서 1차 투표에서 총 2만9295표 가운데 8103표(27.66%)로 1위를 차지한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과 7666표(26.1%)를 얻어 2위를 차지한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 논란 속에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치러지는 보궐 선거다.
차기 회장은 장기화된 의정갈등을 수습하고 정상화에 나서야 하지만 의료계에선 누가 당선되든 대정부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택우 후보와 주수호 후보 모두 의료계에서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 둘은 지난해 전공의 사직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경상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인 김 후보는 지난해 2월 이필수 전 의협 회장 집행부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2000명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발표 등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강원도의사회장과 16개 전국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 후보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협의 대정부 투쟁조직인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금품로비 의혹으로 물러난 장동익 전 의협 회장의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제35대 회장으로 선출돼 분열됐던 집행부를 단기간에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3월 제42대 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임 전 회장과 가진 결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투표에서 ‘음주운전 경력’ 논란이 불거졌지만 30%의 득표율을 얻었고, 결선투표에선 35%의 표를 가져가며 지지층을 증명한 바 있다. 주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 술을 마시고 서울 역삼동에서 양평동까지 약 15㎞를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머리를 다쳐 숨졌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78%였다. 그는 이전에도 한 차례 더 음주운전이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1차 투표 결과 발표 후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잠정 중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지금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2026년도 의대생 모집은 중지하고, 기존 의대생들을 2025년과 2026년 2회에 걸쳐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2025년에 늘어난 약 1500명을 2027년, 2028년, 2029년 3년간 매년 500명씩 줄이거나 5년간 300명씩 줄여 제로베이스로 맞추는 것이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당선이 확정된 후보는 곧바로 취임해 임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2027년 4월30일까지 의협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