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에 주가 흔들린 LG엔솔…“미중 무역갈등 반등 기회”

어닝쇼크에 주가 흔들린 LG엔솔…“미중 무역갈등 반등 기회”

기사승인 2025-01-11 06:00:08
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4분기에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주가도 휘청거렸다. 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실적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장기화한 미중 무역 갈등을 반등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0일) LG엔솔은 전장 대비 2.79% 하락한 34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일(-4.02%)부터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외국인 자금이탈이 심했다. 외국인은 이날 342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기관과 개인의 쌍끌이 매수도 외국인을 감당하지 못했다.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뿐더러 장기 불황 우려에 투심이 기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조5000억원, 영업적자는 2255억원이다. 컨센서스(매출액 6조8000억원·영업적자 1617억원)을 각각 하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3773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적자는 6028억원으로 불어난다. 

증권가는 당분간 실적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도 도사리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될 수 있고,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완성차 탄소배출량 규제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도 비치는 상황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올해 1분기 미국 정책 변경 및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으로 어려운 업황 지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낙관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의 대(對)미 배터리 기술 수출 규제가 부진을 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부터 양극재·리튬 생산기술 미국 수출을 제한했다. 세부적으로는 LFP(리튬인산철), LFP에 망간(Mn)을 섞은 LMFP가 수출 제한 목록에 포함됐다. 중국이 LFP와 LMFP를 전략기술로 삼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LFP 비중은 지난해 10월 기준 40%를 넘어섰다. 포드·볼보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다. 유안타증권은 오는 2026년엔 시장 점유율이 47%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엔솔은 지난해 중국 양극재 생산업체 상주리원과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엔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양산하려는 게 내부 방침이다. LG엔솔은 일찍이 유럽에서 LFP 기반 가정용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출시한 경험이 있다. 

회사는 최근 대형 거래도 성사시켰다. LG엔솔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와 국내 배터리 팩 제조사 '시티엔에스(CTNS)'와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LG엔솔은 올해부터 오는 2031년까지 7년간 앱테라 모터스에 2170 원통형 배터리 4.4기가와트시(GWh)를 공급한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 규제가 점점 늘고 있다”며 “소재·기술 원천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에 중장기 수혜가 예상 된다”고 분석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부터 LG엔솔을 포함한 2차전지 업종 주가가 강세를 지속했다”며 “EU(유럽연합) 탄소배출 규제 완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중 갈등이 고조됨에 따른 반대 수혜와, 업황 회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수급 효과로 나타났다고 판단 한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만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수요와 투자 사이클 회복이 선결돼야 한다”며 “LG엔솔은 지난해 힘든 시기에도 다양한 수주를 확보하며 경쟁사 대비 앞서나가고 있고 업종 내 아웃퍼폼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나 1분기 내 유럽과 미국 정책 및 전기차 판매량 데이터 등 업황 회복 시그널 확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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