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반도체·배터리 핵심광물 ‘안티모니’ 미국 수출 추진

고려아연, 반도체·배터리 핵심광물 ‘안티모니’ 미국 수출 추진

기사승인 2025-01-15 10:35:09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핵심광물이자 전략광물자원으로 불리는 안티모니(안티몬)의 미국 수출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안티모니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28개 중 하나로 납축전지와 케이블 피복, 반도체, 적외선 장치, 방산품, 난연제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무기 제조의 원료와 반도체, 배터리 등에 사용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서도 중요하게 관리하는 전략광물자원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상무부가 자국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안티모니와 안티모니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고, 최근에는 아예 미국에 대한 안티모니 수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적인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안티모니 매장량(2023년 기준 64만톤) 국가이자 세계 최대 안티몬 생산국가(2023년 기준 4만톤)이다. 

주요 국가 중에서도 미국은 중국산 안티모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만큼,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의 방위소프트 업체인 가비니(Govini)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에서 안티모니를 사용하는 부품은 6335개에 달한다. 앞서 가비니는 “안티모니와 갈륨, 게르마늄 등은 총알과 케이블, 적외선 기술, 전기차 배터리 등을 포함한 군용 및 민간제품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며 “중국 수출통제로 광물 확보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 국방부 내 안티모니 공급망 2768개 중 2427개가 중국 업체로 파악되고 있다.

안티모니의 공급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은 최근 아이다호주(State of Idaho)의 안티모니와 금 광산 채굴을 허가했다. 해당 광산이 오는 2028년 개장하면 미국 내 연간 안티모니 수요의 약 35%를 충족시킬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수출이 본격화하면 수급 안정화과 수입처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고려아연은 연간 수백 톤을 미국에 수출한 뒤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하고 있으며, 순도 99.95%의 고순도 안티모니 생산 기술력을 갖고 있다. 사측은 “지난 2014년 안티모니의 가치가 핵심광물로서 점점 더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 따라 해당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면서 “연 생산 과정에서 안티모니를 추출할 수 있어 수익성 향상과 친환경 등 여러 도움이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희소금속 회수율을 높여 안티모니 생산량을 늘린 점이 적중해 이번 미국 수출 추진을 할 수 있었다고 사측은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4.5% 증가한 3604톤의 안티모니를 생산했으며, 생산한 안티모니의 70%는 국내 기업에, 나머지 30%는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려아연은 지속해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국가경제와 안보, 나아가 전 세계 주요 광물의 탈중국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비철금속 제련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등에서도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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