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건강보험으로 지출한 약품비가 26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에 따른 고지혈증, 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련 약품비 지출이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년 급여의약품 지출 현황 분석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2023년 총 약품비는 26조1966억원으로 전년(2022년) 24조154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 총 진료비 110조8029억원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3.6%다.
약품비 지출을 연령대별로 구분하면 60대 환자의 약품비가 6조6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25.2%)을 차지했다. 이어 70대 5조2000억원, 50대 4조4000억원, 80대 3조1000억원 순이다. 전체 약품비 가운데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약국 청구액이 18조원(68.9%)으로 가장 높았고 상급종합병원 3조8000억원, 종합병원 2조2000억원, 의원 1조1000억원 등이다.
효능군별로는 동맥경화용제(고지혈증치료제)가 2조8490억원으로 지출 규모가 제일 컸다. 뒤이어 항악성종양제 2조7336억원, 혈압강하제 2조원, 소화성궤양용제 1조3904억원, 당뇨병용제 1조366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성분별로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 복합제’가 6058억원으로 1위였다. 뇌기능 개선제인 ‘콜린 알포세레이트’ 5630억원, 고지혈증약인 ‘아토르바스타틴’ 5587억원, 항혈전제인 ‘클로피도그렐’ 4179억원 순이다.
건보공단은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인해 고지혈증 치료제가 매해 지출 1순위를 차지하고, 이를 포함한 만성질환 치료제가 상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약제비 부담이 큰 암이나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치료에 필요한 필수의약품에 대해 약제 급여를 추진해 왔다. 2022년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인 ‘킴리아주’(성분명 티사젠렉류셀) 등 22개 약제를 급여 적용했고,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7개 약제의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 2023년에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에브리스디’(성분명 리스디플람) 등 24개 약제에 대해 급여를 적용하고, 중증아토피치료제 등 8개 약제의 범위를 넓혔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암, 희귀난치질환 치료에 사용한 급여 약품비는 각각 3조8402억원, 2조5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8%, 9.7%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국민들이 진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장성을 높이되, 오남용 되거나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의약품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해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면서 국민 건강 증진에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