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에 많이 쓰는 성분인 ‘폴리에틸렌 글리콜(PEG)’이 음주 후 간과 소장 등에 생기는 손상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류담 소화기내과 교수팀(양경모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정범선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이 생쥐를 이용해 알코올 단독섭취 그룹과 알코올과 함께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동시에 섭취한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시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두 그룹에서 혈액, 소장, 간 조직을 채취해 혈중 알코올 농도와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측정했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시행하고, 행동 양상도 관찰했다.
측정 결과, 알코올 단독섭취 그룹에서 상승했던 혈중 알코올 농도와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알코올과 폴리에틸렌을 동시에 섭취한 그룹에서는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장과 간 조직 PCR에서도 알코올 단독섭취 그룹에서 높아졌던 염증성 사이토카인 관련 유전자 발현이 폴리에틸렌 글리콜 동시 섭취 그룹에서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현미경 검사상에서도 알코올 단독섭취 그룹에서 발생한 간 및 소장 손상이 알코올과 폴리에틸렌 글리콜 동시 섭취 그룹에서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알코올 단독섭취 그룹에서 악화된 생쥐의 걸음걸이 등 행동 양상도 폴리에틸렌 동시 섭취 군에서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것이 관찰돼 폴리에틸렌 글리콜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을 입증했다.
류담 교수는 “음주 후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섭취하면, 배변을 촉진해 체내 장관계에 남아 있는 잔여 알코올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숙취가 줄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라며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소아 변비약에 사용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인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숙취로 인한 사회보건학적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