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체육회장’ 새 시대 연 유승민…체육계 이끄는 젊은 리더십 [취재진담]

‘40대 체육회장’ 새 시대 연 유승민…체육계 이끄는 젊은 리더십 [취재진담]

기사승인 2025-01-17 06:00:09

체육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지난 8년간 체육계를 휘어잡았던 이기흥(70) 회장이 3연임에 실패했다. 신임 체육회장은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다. 체육계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구시대적인 체육 관습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체육계 개혁’의 상징인 유승민 후보가 ‘체육 대통령’이 됐다.

지난 14일 유 당선인은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투표인단 1209명 중 417명의 선택을 받아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현 회장인 이기흥 후보를 38표 차로 꺾고 대이변을 완성했다. 대한탁구협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오는 2월28일부터 대한체육회를 이끄는 유 당선인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 2028년 LA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치르게 됐다.

이 회장은 8년 동안 체육계 수장으로 있으면서 온갖 부정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체육회 임원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면서 체육회 사유화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3연임 도전 과정에서 대부분 자신의 인사로 구성된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연임 자격 심사를 받으며 사실상 ‘셀프 심사’를 받기도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해병대 캠프에 보내는 비상식적인 행동까지 저질렀다.

이 회장과 달리, 유 당선인은 체육계 젊은 리더십의 상징이다. 탁구협회장 시절이 대표적이다. 그는 권위, 권력을 내려놓고 선수와 조직을 위해 뛰었다. 유 당선인은 2024 파리올림픽 당시 여자 탁구 간판 신유빈의 연습 상대가 마땅치 않자, 직접 라켓을 잡았다. 선수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하는 그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뿐만 아니다. 선수들이 파리 더위에 노출되자, 곧바로 사비를 들여 에어컨이 설치된 차량을 지원했다. 차량 이용료는 하루에 약 100만원이었다.

유 당선인이 탁구협회장으로 오면서 탁구협회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선수들도 권위적인 분위기에 눌리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한국 탁구 대표팀은 유 당선인의 지휘 아래, 2012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끈 유 당선인은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2026 강릉 세계 마스터즈 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도 성공하며 한국 탁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당선 후 쿠키뉴스와 만난 유 당선인은 “유권자들이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던 것 같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을 해준 것”이라고 선거를 돌아봤다.

유 당선인이 체육회장에 오르면서 한국 체육의 개혁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 체육 전성기를 이끈 선수 출신 정치인, 행정가들은 이미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유 당선인을 포함해,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이 한국 체육을 위해 뛰고 있다.

진 의원은 유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며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체육계가 변화와 개혁을 선택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한국 체육계는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제는 과거의 악습을 끊어내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체육계의 신뢰를 회복해 밝은 미래를 열어가야 할 때다. 저 역시 국회에서 대한민국 체육계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미 임 의원, 장 차관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던 유 당선인은 체육계 세대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결국엔 정책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세대에 맞는 정책들이 쏟아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68개 종목을 모두 직접 체험하는 ‘체험형 선거 운동’을 펼쳤다. 선수 출신이자 젊은 그만이 할 수 있는 선거 운동이었다. 현재 유 당선인은 학교 체육, 체육계 현장 환경 개선과 지방체육회 발전, 문체부와의 관계 회복 등 수많은 과제 앞에 마주했다. 해결이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까지 그가 해온 행동을 보면 걱정이 아닌 기대가 든다. 유 당선인이 발로 뛰는 젊은 리더십으로 한국 체육을 이끌기 바란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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