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만으로는 안돼요. 정책 교체가 필수적입니다.”
유승민 당선인은 지난 14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투표인단 1209명 중 417명의 선택을 받아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현 회장인 이기흥 후보를 38표 차로 꺾고 대이변을 완성했다. 대한탁구협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2018 평창기념재단 이사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오는 2월28일부터 대한체육회를 이끄는 유 당선인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 2028년 LA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치르게 됐다.
16일 당선 기자회견 후 쿠키뉴스와 만난 유 당선인은 “현실감 있는 정책이 효과를 봤다. 변화를 추구하는 유권자들의 성향도 있었다”며 “유권자들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해 준 것 같다”고 선거 과정을 돌아봤다.
“선거를 도와준 모든 사람들이 고맙다”던 유 당선인은 “이번에 캠프를 화려하게 꾸리지 않았다. 한 분, 한 분이 굉장히 많은 역할을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그중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을 언급한 그는 “현 감독님이 2000통 이상 직접 전화하면서 선거 운동을 도왔다. 국민 스타라 전략적으로 부탁드렸는데, 마지막까지 힘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유 당선인은 그만이 할 수 있는 참신한 선거 운동을 펼쳤다. 대한체육회 산하 68종목을 모두 체험하며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유 당선인은 “거의 다 처음 해 본 종목이었다. 장비를 들고 하는 건 괜찮았는데, 세팍타크로나 동계 종목이 어려웠다. 사실 스케이트를 잘타지 못한다”고 웃어 보였다.
유 당선인이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 간의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선수 시절을 함께한 유 당선인은 “(문체부와 체육회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체육인들이 화합할 것”이라며 “장 차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다 선수 출신이다.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직접 소통할 계획이다. 문체부와 견고한 협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체육계는 세대교체 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 체육 전성기를 이끈 선수 출신 정치인, 행정가들은 이미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유 당선인을 포함해, 장 차관,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한국 체육을 위해 뛰고 있다.
유 당선인은 세대교체를 반기면서도 “세대교체다운 정책 교체가 꼭 필요하다. 좋았던 정책은 계승하되, 낡은 정책들은 다 버릴 것”이라며 “세대에 맞는 정책들이 쏟아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글로벌 체육에서 가장 주목 받는 종목 중 하나는 e스포츠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준회원 종목단체다.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 고문이자 홍보대사인 유 당선인은 “IOC가 e스포츠와 AI를 조명하고 있다”면서 “과거 한국은 e스포츠 주도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열세”라고 바라봤다. 이어 “e스포츠 리더십이 국제 무대에서도 힘을 낼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가 지원해야 한다. e스포츠 올림픽 등 e스포츠 열풍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e스포츠 강국으로서 대비를 해야 한다. 정책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유 당선인은 “버추얼 태권도도 직접 봤다. 예측이 힘들더라. 여성이 남성을 이길 수도 있고, 체급 역시 중요하지 않다”며 “버추얼 태권도가 또 하나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