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 수정하는 AI 컴퓨팅 칩

[쿠키과학]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 수정하는 AI 컴퓨팅 칩

KAIST, 뉴로모픽 반도체칩 개발
뇌와 유사한 정보처리 수행
자가 오류수정 기능 탑재

기사승인 2025-01-17 16:33:27
높은 신뢰성을 가진 셀렉터리스 32×32 멤리스터 크로스바 어레이가 탑재된 컴퓨팅 칩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왼쪽)과 실시간 인공지능 구현을 위해 개발한 하드웨어. KAIST

일반적인 컴퓨터 시스템은 데이터가 처리장치와 저장장치를 지속적으로 오가는 방식으로 작동해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효율적이지 않다.

반면 멤리스터 소자는 메모리와 저항 사이로 흐른 전하량 및 방향에 따라 저항값이 결정되는 차세대 전기소자로, 입력과 출력 두 단자로 구성된 단순구조를 가져 밀집도가 높은 교차배열로 확장할 수 있다. 

이는 단일소자의 아날로그 저항값을 연산에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디지털 방식에 비해 에너지, 면적 등에 효율적인 컴퓨팅 칩을 설계할 수 있고, 특히 인공지능(AI)에 큰 장점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기존 멤리스터 소자는 낮은 신뢰성으로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컴퓨팅 칩으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돌파구가 필요했다. 

스스로 학습하는 뉴로모픽 반도체칩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윤영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초소형 컴퓨팅칩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컴퓨팅칩은 기존 뉴로모픽 소자에서 해결이 어려웠던 비이상적 특성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스스로 학습하고 수정할 수 있다.

실제 이를 활용해 영상 속 움직이는 물체를 배경에서 자동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학습한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업을 스스로 더 잘 수행, 실시간 영상처리에서 이상적인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견줄 만한 정확도를 달성했다.

이는 뇌와 유사한 구성요소의 개발을 넘어 신뢰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시스템을 완성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즉각적인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멤리스터 기반 통합 시스템’을 개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멤리스터 소자의 비이상적 특징이 포함된 영상의 배경 및 전경 분리 결과(왼쪽) 연구진이 개발한 멤리스터 컴퓨팅 칩을 통한 기기 내 학습을 통한 실시간 영상분리 결과(오른쪽). KAIST

맴리스터 소자의 가변저항 특성은 신경망 시냅스 역할을 대체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해 뇌세포처럼 데이터 저장 및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저항 변화를 정밀 제어할 수 있는 고신뢰 멤리스터를 설계하고, 자가학습으로 복잡한 보정을 배제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실시간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통합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은 일상적인 기기에서 AI를 사용하는 방식을 혁신한 것으로, AI 작업처리를 위해 원격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로컬에서 처리할 수 있어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사생활 보호성도 강화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KAIST 정학천·한승재 석박사통합과정은 “이 시스템은 책상과 캐비닛을 오가며 일하는 대신 모든 것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스마트 작업 공간인 셈”이라며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처리돼 매우 효율적인 우리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윤영규 교수, 한승재 연구원, 정학천 연구원, 최신현 교수. KAIST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우수신진연구사업, PIM인공지능반도체핵심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개발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지난 8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 Self-supervised video processing with self-calibration on an analogue computing platform based on a selector-less memristor array, https://doi.org/10.1038/s41928-024-01318-6)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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