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꼈다. 정치‧경제 불확실성으로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시장 심리 위축을 우려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3.25%)과 11월(3.00%)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이번 동결로 3연속 인하는 무산됐다.
금리 동결에 앞서 부동산 시장은 매맷값이 줄고 거래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계엄령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동결로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축소되고 있다.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는 7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7%를 기록했다. 매매가격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월(-0.02%) 이후 7개월 만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0.20%에서 0.08%로 상승 폭이 0.12%p 줄었다. 지방은 -0.09%에서 -0.14%를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 보면 서울도 보합세를 이어가 하락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넷째 주(0.01%) 이후 지속된 상승세가 12월 마지막 주 꺾인 후 3주 연속 보합세다.
거래량도 평년 대비 현저히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랭량은 462건으로 집계됐다. 1월이 다 지나지 않았으나 이는 평년 대비 거래가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중 가장 거래가 적었던 12월의 거래건수는 2490건이었다. 또 제일 많은 거래가 발생한 7월은 921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로 인해 시장 심리 위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자금 부담이 지속돼 시장 전체의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며 “수요 부진으로 인해 매물이 증가하고 이는 가격 하락 압력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 침체 속 금리 동결은 중앙은행이 경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 심리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초 가산금리 인하 등 금융권의 가계대출 재개와 중도상환수수료 하향조정 등이 겹치며 주택시장 여신환경은 개선됐으나 탄핵정국과 경기 위축, 겨울 비수기가 겹치며 냉각된 주택시장을 녹이기 제한적인 모습”이라 평가했다. 그는 “한번 움츠리기 시작한 거래시장과 매매가는 매수심리의 움직임 없이 우상향으로의 방향전환이 쉽지 않다”며 “부동산 거래 회전율의 개선은 적어도 봄 이사 철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