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캐릭터 굿즈가 전부 모여 있어서 신기해요. 꼭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온 것 같아요.”
‘덕후’라면 눈 돌아갈 만 하다. 문을 열면 해리포터 굿즈부터 스티치, 스누피, 곰돌이 푸, 미니언즈까지. 한가득 쌓인 수십 가지 캐릭터 인형과 굿즈가 방문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머리핀이나 머리끈, 키링, 볼펜 등도 눈에 띈다. 지난달 한국에 재상륙하고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 문을 연 ‘미니소’의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니소는 지난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 이후 2021년 철수했다. 당시 미니소는 가성비를 내세운 생활용품점 컨셉을 잡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급성장한 다이소에 밀려 3년 만에 한국에서 발을 뗐다.
미니소 상품의 가격들은 1900원짜리 필기구부터 2만원대 인형까지 다양했다. 2021년 철수 이전 내세웠던 가성비 생활용품점 전략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번엔 해리포터, 디즈니 등 글로벌 콘텐츠와 IP(지식재산권) 계약을 체결하고, 인기 많은 캐릭터 굿즈를 배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미니소에는 10대와 20대 손님이 매장을 채우고 있었다. 방문객은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과 인형 등을 살펴보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부 인기 상품은 품절되기도 했다. 매장 직원은 “상품 입고는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은 물건은 들여 놓아도 금방 나간다”며 “다음주 목요일쯤 입고될 것”이라고 전했다.
캐릭터 인형만큼이나 문구류도 많아 어린 초등학생의 이날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 왔다는 이다은(12·여·가명)양은 “학교가 근처라서 자주 오게 될 것 같다”며 “다이소나 아트박스에서 구할 수 없었던 특이한 스티커, 볼펜, 노트 등을 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오지영(21·여)씨는 “해리포터 굿즈를 사기 위해 일본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간 적도 있을 만큼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며 “생각보다 가짓수가 다양하고, 각기 다른 영화사의 캐릭터 인형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보다는 현재 국내에서 문구류와 인형 등을 판매하는 아트박스와 비슷한 매장 구성이다. 아트박스는 2023년 한 해동안 22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00억원선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1849억원에서 21%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니소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23억위안(약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미니소는 대학로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 홍대와 건대입구 등에도 신규 매장을 준비 중이다. 얼어붙은 유통업황에 미니소가 아트박스와 비슷한 추이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문구 시장이 매우 활발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IP등 여러 가지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소비자의 호기심을 이끌고 반짝 유행으로 끝날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