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1조원대 주주대표소송에…KT&G “일방적 주장, 사실 아냐”

FCP 1조원대 주주대표소송에…KT&G “일방적 주장, 사실 아냐”

기사승인 2025-01-20 15:08:35
KT&G 사옥. KT&G 제공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전직 이사회의 자사주 무상·저가 기부로 회사가 1조원대 손해를 입었다며, 회복을 위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KT&G는 “일부 주주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공시 등 법령상 요구되는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FCP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KT&G 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한 데 대한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고자 주주대표소송을 지난 17일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FCP는 지난해 1월 KT&G 임원 21명이 2002년부터 17년 간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기부한 행위에 대해 이사회가 직접 사안을 조사하고 손해를 회복하게 하라는 소 제기를 청구했으나, KT&G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상법상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상장법인은 0.01%)을 가진 주주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먼저 소 제기를 청구한 뒤,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30일 내에 소 제기를 하지 않으면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FCP는 “KT&G와 국내 주식시장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법률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T&G의 자사주 기부가 2002년 KT&G의 민영화 당시부터 치밀한 계획하에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사회가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와중에 산하 재단 등이 의결권의 12% 이상(2023년 말 기준)을 확보했고, 이 지분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보다 많다는 것이다.

반면 KT&G는 이 같은 주장이 일방적이며, 사실이 아니라고 맞불을 놨다.

KT&G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FCP는 회사가 산하재단 등에 의결권의 12% 이상에 달하는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처분 자사주의 절반에 달하는 주식은 직원이 직접 출연하는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유상출연 등에 해당해 이러한 주장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절차적 정당성 면에서도 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진행 및 투명한 공시 등 법령상 요구되는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해 실행됐다”고 반박했다.

KT&G는 공익법인 등에 자사주 일부를 출연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근로자의 생활 안정 및 복지 증진, 상생 동반성장을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장학재단과 복지재단은 배당금을 활용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사주 처분 방향에서도 양사의 의견이 부딪혔다.

FCP는 “KT&G는 2023년 11월 자기주식 7.5%를 3년 내 소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초에 소량을 소각한 뒤 나머지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서는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어 수많은 주주가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 1월 당시 방경만 수석부사장(현 대표이사 사장)은 ‘단기적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어 지금까지 자기주식 소각을 하지 않고 있는 배경에 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는 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가 도입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며 “다음 달에 방 사장의 첫해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KT&G는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서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다는 주장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KT&G는 적극적으로 자사주 소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기존 보유 자사주 350만주(발행주식총수의 2.5%)를 소각 완료했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기존 보유 자사주 5%에 대한 추가 소각도 예정되어 있음을 주주들과 충실히 소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주주의 일방적 주장으로 기업 이미지와 사회공헌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주주 공동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 전체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