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경제 살릴 골든타임 잡아야 [취재진담]

트럼프 2기 출범, 경제 살릴 골든타임 잡아야 [취재진담]

기사승인 2025-01-24 06:51:04 업데이트 2025-01-24 08:5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정식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우려를 모았던 보편 관세 공약은 취임사에서 빠졌는데, 이것만으로도 한국 금융시장은 숨을 돌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보편관세를 조속히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허니문은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재선 후 강달러와 환율 변동성 확대가 한국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예전부터 나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1400원 부근에 머물렀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글로벌 강달러 현상으로 1400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 상승폭 중 50원 가량은 글로벌 강달러 요인, 나머지 20~30원은 비상계엄 충격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 해결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2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p)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가 확산되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내년 경제가 2.2%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지만, 이달 초에는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도 1.9% 성장률 전망을 내놨다가,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외신은 한국 정부 대응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성장을 위한 고투: 정치적 충격이 경제적 근심을 더하다’라는 기사를 내, 한국 경제가 이미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계엄 사태 후폭풍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라는 ‘이중의 정치적 충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FT는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과 이민 정책이 미국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면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더 매파가 돼 원화와 한국 성장률에 더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봤다. 또 정치 혼란에 대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책 결정자들의 로비 시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구조적 경제 현안에 대응할 능력이 국내 정치 위기로 마비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말처럼, ‘공약에 기반한 불확실성’에서 ‘현실적인 정책 리스크’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우리는 서 있다. 지금 미국 신정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한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신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은행권도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국내 대외신인도 관리를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여야, 민관, 너 나 할 것 없이 ‘원팀’이 돼야 할 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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