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새해 온기가 더해지면서 주간사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 IPO 대표 주관 1위를 내준 미래에셋증권은 연초부터 다수 딜을 추진하며 고삐를 쥐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곳은 13곳이다. 신규 증시 입성을 노리는 기업부터 지난해 하반기 상장 철회를 결정했던 기업까지 이달부터 많은 수의 신규 상장이 예정돼 있다. 이에 일부 종목은 월말 상장일이 겹쳤다. 이날에만 데이원컴퍼니, 아스테라시스, 와이즈넛 등 3개 기업이 IPO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같은 ‘1월 효과’로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활발해진 IPO 시장은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들간의 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월 가장 많은 기업의 공모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 건수 순위에서 3위로 아쉬운 성적을 낸 만큼 연초부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에만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 상장에 나선 미트박스글로벌, 데이원컴퍼니, 모티브링크 등에 대표 주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IPO 빅3로 꼽혀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IPO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이 17건의 IPO를 주관하며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이어 NH투자증권 15건, 미래에셋증권 12건, KB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8건,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삼성증권은 각 7건을 주관했다.
지난해 주관 금액으로는 KB증권이 1조811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주관 건수는 많지 않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7423억원), 엠앤씨솔루션(1560억원) 등 굵직한 종목을 주관한 것이 효과를 봤다. 한투증권의 지난해 총 공모금액은 9591억원으로, KB증권에 근소하게 밀리며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 주관 금액은 5892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도 가장 큰 주관 금액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LG CNS의 공동대표 주관을 메릴린치인터내셔날증권,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과 함께 맡고 있어서다. 기업가치가 6조원에 육박하는 LG CNS의 일반청약(21~22일)에 약 21조1441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KB증권은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타이의 단독 주관에도 나선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수요예측, 일반 청약을 진행한 아이지넷, 오름테라퓨틱의 단독 주관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와이즈넛과 피아이이, NH투자증권은 동방메디컬, 동국생명과학 상장을 준비 중이다.
LG CNS 이후 다른 대어급 IPO 종목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예정 기업 중 롯데글로벌로비스, 디엔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은 심사 승인이 완료돼 IPO를 준비 중이다. 달바글로벌은 거래소 예심을 받고 있고,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케이뱅크, 에이스엔지니어링, 씨케이솔루션 등의 복귀도 기대된다.
업계에선 LG CNS 흥행 이후 올해 IPO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 훈풍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 판단된다”며 “2025년 시작은 매우 활기차다. 최근 5년래 1월 수요예측 진행 기업이 가장 많은 수준이고, LG CNS를 필두로 대어급 기업의 연이은 출격도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