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이 없음을 공지한 뒤 주총 상정 안건 표결에 들어감에 따라 영풍·MBK 측과의 법적 다툼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고려아연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상법 조항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본 주총에서는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 526만 2540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는 전날 고려아연은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 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일부를 취득함에 따른 조치다. SMC가 취득한 주식은 영풍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0.3%다.
이와 관련해 영풍 측 법률 대리인은 “너무도 황당하다. 강도 당한 기분이다. 자본시장을 유린하고 상법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법정에서 이에 대한 판단이 있을 것이다. 이 결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판단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회사와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
이와 관련해 MBK 측은 “SMC는 외국기업이며 유한회사(Pty Ltd.)임이 명확하다.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적용될 수 없다”면서 해당 조치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유미개발 측이 집중투표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미개발은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 측이 14명의 이사를 추천해 일방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시도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독점적 지배력을 견제하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집중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현재 고려아연은 주총에서 1-1호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상정하고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