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롯데손보, 지난해 연금보험 운용적립금 급감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 지난해 연금보험 운용적립금 급감

기사승인 2025-02-02 06:09:05
롯데손해보험 제공

시장에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의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관리적립금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분기 20% 내외 줄어든 곳은 퇴직연금사업에 나선 6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유일하다. 롯데손보는 운용관리적립금이 감소한 반면 타사를 통해 공급한 연금보험 상품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운용관리적립금(DB‧DC‧IRP 합계)은 1조5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8759억원보다 19.4% 줄었다. 반면 한화손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 등 타 손보사의 퇴직연금 운용관리적립금은 같은 기간 6~16% 증가했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운용관리적립금은 지난해 1~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1분기에는 5311억원(23.2%), 2분기에는 4753억원(21.9%),  3분기에는 3117억원(16.0%) 줄었다.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운용관리적립금이 줄어든 손보사는 3분기 160억원(0.4%) 감소한 KB손보뿐이다.

퇴직연금은 보험사가 선호하는 상품이다. 40년 이상 길게 운용되는 경우가 많아 자산운용이 용이하고, 회사나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돈을 넣어 자금 유입도 안정적이다. 실제 국내 보험사 16개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4분기 기준 97조49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조원(4.6%) 이상 늘었다.

롯데손보는 운용관리 적립금만 줄었을 뿐 자산관리를 합한 전체 연금보험 성과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총 적립금은 전체적으로 늘어난 상태”라며 “자연 증가분과 신규 유치를 포함해 안정적으로 성장을 했고, 롯데그룹 물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계약에는 1개 이상 금융사가 관여한다. 고객과 직접 계약을 맺는 운용관리기관과 연금액을 운용할 상품을 만들어 운용관리기관에 공급하는 자산관리기관이다. 운용관리기관과 자산관리기관이 일치하면 1개 금융사, 일치하지 않거나 여러 상품에 가입해 자산관리기관도 여러 개라면 더 많은 금융사가 연금보험 운용에 개입한다.

퇴직연금 운용관리적립금은 고객과 직접 계약을 맺은 운용관리기관에 대해서만 집계된다. 롯데손보처럼 퇴직연금 운용관리적립금이 줄어든 것은 해당 금융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고객이 감소했거나 롯데손보와 맺은 기존 계약의 적립금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자산관리액은 공시되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롯데손보는 자산관리액과 운용관리적립금을 합해 투자계약부채를 공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투자계약부채는 지난해 3분기 7조4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4분기 투자계약부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롯데손보 관계자는 “소폭 증가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퇴직연금 고객을 직접 유치하기 보다 투자 포트폴리오 상의 상품 공급에 집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DB형 퇴직연금 증가세 감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DB형 퇴직연금 도입 기업 중 적립률 100%에 도달한 대기업이 늘어나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의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DB형은 전체 연금보험 운용관리적립금의 50% 이상, 롯데손보 적립금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롯데손보는 이를 두고 중소형사의 불가피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과 경쟁해 고객과 직접 계약을 맺기보다 은행을 통한 상품 공급, 즉 자산관리에 집중하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이 맡은 운용관리적립금은 178조7906억원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연금보험 직접 계약을 따내려면 대면 영업 등 고객을 확보할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은행 등 타 금융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데는 사업비가 덜 든다”면서 “운용 경쟁력이나 상품 경쟁력을 높인 결과 연금 사업 규모는 안정적인 수준에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손보는 지난해 매각을 진행했으나 불발돼 상시 매각에 들어갔다. 롯데손보 지분 77%를 보유한 JKL파트너스의 매각 결정에 따라 지난해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우리금융그룹이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재 상시 매각을 추진하는 상태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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