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월 26일부터 상생 요금제를 도입하며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는 가운데 지원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배민은 3년 간 중개 수수료를 기존 9.8%에서 2.0~7.8%로 대폭 줄여, 소상공인 업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상생 요금제는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는 업주를 대상으로, 배민 내 매출 규모에 따라 4개 구간으로 나눠 중개 이용료와 업주 부담 배달비를 차등 적용한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부가세 별도),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를 각각 적용한다.
배달비는 1900∼3400원까지 적용된다. 매출 상위 35% 이내의 경우 배달비가 현재보다 높은 2400~3400원이다. 상위 35% 초과~50%는 2100~3100원, 상위 50% 초과~100%는 1900∼2900원이다. 매출 하위 50%는 배달비 조정 없이 중개 이용료 인하만 적용된다.
배민 관계자는 “상생협의체 합의의 취지에 따라 여러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빠르게 지원될 수 있도록 연초 시행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맞춤형 사장님 지원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나은 성장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 대상 혜택도 강화한다. 배민은 무료배달을 제공하는 구독제 무료배달 서비스 '배민클럽'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서울,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만 시행됐지만 앞으로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8개 도시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적용 시기는 오는 4일부터다.
배민클럽은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배민클럽에 가입한 고객은 추가 거리에 따른 배달비도 무료이며, 다른 쿠폰도 적용할 수 있다. 또 가게가 설정한 최소주문금액만 충족하면 1인분만 주문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상생안 적용으로 오히려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배민 측은 “당사 입점업주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업주들은 전체에 걸쳐 고르게 분포해 있다”며 “특히 중개이용료와 배달비 인하 폭이 좀 더 크게 적용되는 매출 하위 65% 구간에 속하는 프랜차이즈 업주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상생협의체를 기반으로 마련된 상생 요금제가 수수료 부담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올해도 내수 부진이 계속되며 음식점들이 불황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우려도 큰 상황이다.
네이버 소상공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선 배달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객단가 높은거 아니면 더 남는 게 없어진다”, “배민에 입점만 된 가게들이 수두룩할텐데 그냥 기대를 안하고 있다”, “객단가가 낮아 점점 폐업으로 마음이 가고 있다”, “좋아하는 식당들의 음식값 최소주문 금액이 올라서 시켜먹기 힘들다” 등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차등수수료 도입 이후 달라질 배달앱 시장 구도의 변화도 주목된다. 업계 2위인 쿠팡이츠도 3월 말부터 입점업체에게 부과하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할 방침이다. 최근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거세지면서 배민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별 카드결제액은 지난해 1월 2700억원에서 12월 5878억원으로 118% 급증했다. 앱 이용자 역시 1월 553만명에서 12월 963만명으로 7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