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와 차액가맹금 소송 등을 겪는 국내 피자업계가 고객 확보를 위한 편의와 혜택을 제공 전략을 펼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이달부터 피자헛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매월 첫째 주 주말마다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기존 배달 및 포장 할인과 중복 적용도 가능하게 했다.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피자를 즐길 수 있도록 자사 앱, 홈페이지 이용 시 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통신사, 카드사 등 채널을 통해 프로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도미노피자는 소비자 이용 편의를 위한 정책으로 일부 매장의 영업시간 연장을 결정했다. 서울 동서초점·삼성점 영업시간을 기존 오후 9시30분까지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30분 연장하는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연장 영업시간 동안 포장과 배달 서비스 모두 이용 가능하며 배달주문은 신사, 압구정, 역삼, 논현, 서초와 개포 양재 일부 지역에 한해 운영한다. 시범운영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통해 연장 영업 매장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외부 주문 채널을 추가로 도입해 접근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파파존스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길어진 지난 설 연휴에 파파존스 콤보 메뉴를 한정 판매했다. 피자 한 판 정도의 가격으로 온 가족이 나누기에 충분한 41cm 파티 사이즈 피자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업계의 정책은 지속되는 피자업계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국피자헛은 2022년부터 적자전환 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피자헛의 지난 2023년 영업손실은 약 45억원으로 전년 손실(약 2억5000만원) 대비 약 1667% 증가했다. 도미노피자 운영사 청오디피케이의 영업이익은 2023년 기준 51억3000만원으로, 전년(약 11억4000만원)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2021년(약 159억원), 2020년(약 165억원)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파파존스의 영업이익도 2023년 약 42억원으로 지난 2021년(63억원)부터 지속 줄어들고 있다.
한 피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후 줄어든 소비를 늘리기 위해 통신사 혜택과 영업시간 확대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거진 차액가맹금 소송 등에 대비해서라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받는 유통 마진이다. 앞서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9월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며 회생에 돌입했다. 법원은 “한국피자헛은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서 받은 차액가맹금 210억원을 반환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마찬가지로 도미노피자의 가맹점주들도 관련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파존스 측은 소송이 제기되거나 가맹점주들의 별도 활동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파파존스는 가맹점에 세척용품 구입 등을 강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약 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업계에서는 가맹본사와 점주들의 기존 관계에 따라 소송 여부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각 프랜차이즈 점주들마다 차액가맹금 소송에 대한 분위기가 다르다”며 “강력히 항의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곳들도 있는 반면, 본사와 상생하며 본업을 지키려 하는 곳들도 있다. 그동안 본사와 점주 간에 얼마나 라포(상호신뢰)가 쌓였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