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반응은 주어진 에너지가 반응경로에 있는 분자구조 변화를 유도해 최종 생성물이 되는 것으로, 이 때 가장 중요한 중간상태가 전이상태(Transition State, TS)다.
전이상태는 분자구조에 따른 전자적 에너지 변화로 구성되는 위치에너지곡면 상 가장 높은 에너지에 위치한 안장점(saddle-point)에서 정의되고, 이 때 화학반응 속도와 동역학은 전이상태의 양자역학적 특성에 의해 좌우된다.
때문에 전이상태의 분자구조를 알아내는 것은 화학자의 오랜 숙원이었다.
세계 최초 화학반응 전이상태 규명
KAIST 화학과 김상규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화학반응의 전이상태 구조를 실험적으로 밝히는 데 성공했다.
분광학기법은 빛과 분자의 상호작용으로 양자역학적 분자구조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전이상태이론(Transition State Theory, TST)은 화학반응 속도론이 개발된 이래 모든 환경에서의 연소, 유기, 생화학 반응 등에 널리 활용된 가장 보편적인 이론으로, 반응물과 생성물 중간에 위치한 전이상태의 분자구조와 동역학 특성에 의해 반응속도, 생성물의 상대 수율, 에너지 분포 등이 결정된다고 제시한다.
그러나 실제 전이상태는 펨토(10-15)초보다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하기 때문에 전이상태를 직접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광분해 화학반응 전이상태의 분자구조 변화를 분광학기법으로 정확하게 측정했다.
아울러 분광학기법으로 측정한 정확한 전이상태 분자구조 변화에 따라 관찰한 반응속도의 급격한 변화를 통해 분자구조와 화학반응성 간 긴밀한 상관관계를 증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Vol. 16, 210) 에 대표 연구성과로 발표됐고, 이례적으로 분광학 분야 최고 권위자인 MIT 로버트 필드 교수와 벤구리온 대학 바라밴 교수가 공동작성한 하이라이트 커멘트에서 이번 연구의 독창성과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복잡한 분자 화학반응에서 전이상태에 접근하면서 급격하게 변하는 분자구조를 분광학 및 반응동역학으로 밝힌 최초 사례로, 향후 많은 이론과 실험연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이상태 구조는 특정 화학반응을 선택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는 고효율 촉매 설계에 가장 근원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김정길 박사가 제1저자로, 강민석 박사과정과 LG화학 윤준호 박사가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과학4.0 중점연구소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