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금 쟁탈전’ 한창인데…한은만 11년째 요지부동

세계 중앙은행 ‘금 쟁탈전’ 한창인데…한은만 11년째 요지부동

기사승인 2025-02-06 10:42:38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진열된 골드바.  사진=쿠키뉴스DB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 순위가 세계 36위에서 38위로 하락했다. 1년 새 2계단이나 떨어진 것이다.

6일 세계금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104.4t의 금을 보유해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8위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3위)과 유럽중앙은행(ECB·13위)을 포함하면 40위까지 밀린다.

한국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이는 상위 40위권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국제 안전자산인 금 매입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금값이 고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지난해 4월 “금 가격 고평가 견해가 우세하다”며 “향후 투기적 금 선물 매입 포지션이 청산되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2013년 이후로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총량을 104.4t으로 묶었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도 2013년 말 세계 32위에서 2018년 말 33위, 2021년 말 34위, 2022년 말 36위로 점차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38위까지 떨어졌다. 2023년 말 38위였던 카타르(99.2→110.8t)와 39위였던 헝가리(94.5→110.0t)가 각각 10t 넘는 금을 매입한 결과다.

국제 금 시세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날 장중 온스당 2845.1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이 매입을 멈춘 2013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이 3년 연속으로 총 1000톤이 넘는 금을 매입했다.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1186톤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4분기에만 333톤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금 보유량은 미국이 8133.5t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독일(3351.5t), 이탈리아(2451.8t), 프랑스(2347.0t), 러시아(2335.9t)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2279.6t으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지난해 33.9t을 추가로 사들여 러시아와의 격차를 좁혔다. 헝가리와 폴란드, 카타르 등까지 금보유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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