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잡아라…금감원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할 것”

‘동학개미’ 잡아라…금감원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할 것”

금감원·금투협,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 개최
전문가, “국내 투자자 해외로 넘어가”…좀비기업 손봐야
이복현, “문제 해결 위해 최선 다할 것”

기사승인 2025-02-06 17:51:28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을 개최했다. 이우중 기자

국내 자본시장이 해외 자본시장, 가상자산 시장과 경쟁하는 양면전쟁 시대에 직면했다. 금융당국과 업계, 학계 전문가들은 한국 자본시장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좀비기업 퇴출과 장기투자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을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안세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등 학계·금융업계 전문가 14명이 참석했다.

이복현, “한국 증시 위기 놓여”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개인 투자자의 미국 시장 쏠림 등으로 투자 수요기반이 약화됐다”며  “혁신산업의 성장 지연으로 투자기회 공급이 위축되고, 기술 패권 경쟁은 자본시장의 펀더멘탈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한국 증시 문제점에 공감했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불공정 주식교환 등 예상치 못하게 투자자들의 자산이 줄어드는 일이 많다”며 “이젠 젊은 층부터 미국 주식과 일본 주식으로 떠난다”고 비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한국 증시가 전 세계 증시 중 가장 안 좋았고 외국인은 한국 시장을 계속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증시 이탈 원인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없는 기업, 일명 ‘좀비기업’의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국은 주식시장에서 건강하지 못한 기업을 퇴출시키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2023년 기준 영업 손실을 기록한 기업이 33.5%고 이게 우리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증시 활성화 위해 좀비기업 퇴출…장기투자 늘려야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로 투자자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선 좀비기업 퇴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법무법인 광장 연구위원 “일본은 상장유지조건을 신규 상장요건 만큼 강하게 만들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시장 전체 건전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선 시장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인구 경제연구소 소장도 “한국 기업을 보면 좀비기업, 불량한 기업이 많고,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 이런 기업에 들어온다”며 “투자하면 안 되는 기업을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와 장기투자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세영 노무라금융투자 본부장은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해선 양질의 상장회사가 필요하다며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의 퀄리티, 경영진과 이사회의 유기적 관계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 본부장은 “한국은 비금융 자산이 다른 국가보다 높다”며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해선 목적이 뚜렷한 장기투자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투자자를)장기투자로 유인하려면 배당소득 세율을 낮춰야 한다”며 “주요국은 배당소득과 양도소득 과세를 일치시키거나 단일 세율을 적용한다”고 피력했다. 배당 세율을 낮춰 비금융 자산으로 가는 현금을 증시로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 원장은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국내 증시가 절박한 상황에 부딪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겠다”며 “한국 증시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우중 기자
middle@kukinews.com
이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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