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전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견고한 대외건전성,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 수출 부문의 역동성과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2012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뒤 계속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AA-는 피치에서 4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영국·프랑스·홍콩 등과 같은 등급이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면서 계엄·탄핵 사태 등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앞으로 수 개월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우리 경제와 국가 시스템에 실질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성과, 재정건전성 등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다른 AA 등급 국가 수준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고 중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의 하향 경로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한국 신용등급이 상향될 수 있다고 했다.
피치는 이같은 판단으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1.7%로 낮춰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 위축, 미국 신정부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소비 및 설비·건설 투자의 개선에 힘입어 성장률이 2.1%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피치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고금리 장기화에도 금융시장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피치 발표 뒤 “피치가 한국 경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이번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