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했던 녹십자, ‘美 진출’ 알리글로 업고 반등 노린다

실적 부진했던 녹십자, ‘美 진출’ 알리글로 업고 반등 노린다

기사승인 2025-02-09 06:00:09
GC녹십자 본사 전경. 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지씨셀(GC셀)의 손실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는 독감 치료제와 혈액제제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6798억원과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426억원으로, 전년(198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자회사 지씨셀의 적자 전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공시를 통해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지씨셀의 지난해 전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1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급성장했던 검체진단검사 시장이 엔데믹과 함께 위축되며 실적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 녹십자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 지난해 8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매출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평가된다. 

알리글로는 출시 첫해인 지난해 미국에서 약 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 매출 목표를 1500억원으로 제시하며, 향후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혈액원 운영업체 ABO홀딩스를 인수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확보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환자 부담 약값을 분담하는 ‘코페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매출 상승도 가능해졌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코페이 프로그램은 보통 연초에 시작해 8월 출시한 알리글로의 등록이 상대적으로 늦어졌다”며 “상반기엔 코페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독감 유행으로 인한 수혜도 예상된다. 녹십자는 인플루엔자 치료 수액 주사제인 ‘페라미플루’와 백신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주’를 판매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늦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 1분기부터 독감 백신, 치료제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턴 어라운드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 알리글로 매출이 GC녹십자의 이익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기록적인 독감 유행과 주사제 중심의 시장 개편으로 인해 1분기 독감치료제 페라미플루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선아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제품 대부분이 출시 초기에 불규칙한 매출 동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코페이 프로그램 역시 보통 1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신규 수요 발생에 제한이 따른 영향도 있다”면서 “모두 일시적인 현상으로, 올해 전체 알리글로 매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만성적자 탈피 실패로 하락한 시장 신뢰도를 자회사 관리와 알리글로 매출 확대로 다시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도 “자회사 영업 손실 확대 등으로 인해 2025년 예상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면서도 “알리글로 기반의 성장 방향성은 변함없다. 2025년 알리글로 미국 매출은 코페이 프로그램 등의 마케팅 효과에 따라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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