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도 韓시장 직진출…이커머스 경쟁 구도 바뀔까

테무도 韓시장 직진출…이커머스 경쟁 구도 바뀔까

한국인 직원 채용·통합 물류시스템 구축 준비 중
올해 한국 시장 공략 본격화…미국 정부 관세 영향도

기사승인 2025-02-11 11:00:04
테무 로고. 테무 제공

중국계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의 한국 시장 공략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테무까지 국내 진출에 승부수를 띄우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인 직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인사,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절차가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내 통합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며 한국 시장 투자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테무 상품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주로 배송을 맡아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통합 물류망 구축을 통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테무는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했다. 웨일코는 테무가 미국에서 설립·운영하는 법인명이다. 

테무가 이처럼 한국 시장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1년 여의 판매 사이트 운영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직진출 선례에 따라 한국 시장의 규제 이슈와 정부 정책 방향 등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테무는 한국 판매사이트 개설 이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으로 쿠팡(33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한국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2023년 8월 52만명보다 이용자 수가 17.5배 늘었다. 알리가 약 5년에 걸쳐 확보한 고객을 2년도 안 돼 가져갔다.

그간 중국산 가품 문제와 유해물질 논란 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국내 제품 대비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저가 공산품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와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저가 공산품을 찾는 소비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테무의 한국 직진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미국 내 영업 여건이 불리해질 것을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테무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시장인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몰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한 경험도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지난해 미국에서만 29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소액 물품에 적용되던 면제 규정도 적용되지 않게 됐다. 그간 미국은 국내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 이하의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앞으로 관세가 적용되면 테무도 초저가 경쟁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장악력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배송과 멤버십, 프로모션, AI 추천 등 소비자들의 후생을 높이기 위한 많은 투자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테무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하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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