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아닌 ‘김기복’”…K리그1 미디어데이 ‘말말말’ [쿠키 현장]

“린가드 아닌 ‘김기복’”…K리그1 미디어데이 ‘말말말’ [쿠키 현장]

K리그1 8팀 미디어데이
김기동 서울 감독 “마지막에 미소 아닌 함박웃음 지을 수 있게끔”
지난해 돌풍 일으킨 강원 “변화는 있지만 변함 없는 축구 보이겠다”
창단 후 처음으로 1부 올라온 안양…“발 헛디디면 떨어져”

기사승인 2025-02-13 11:53:12
김기동 감독과 제시 린가드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 임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K리그가 10개월간 대장정에 오른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감독들과 선수들은 남다른 시즌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K리그1 8팀(강원, 김천, 서울, 수원FC, 제주, 대전, 대구, 안양)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개막 미디어데이에는 사전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팬 120명이 함께해 현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본 행사에 앞서 타이틀 스폰서 계약 조인식이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에도 하나은행과 손을 잡았다. 공식 대회명은 여전히 ‘하나은행 K리그’다. 2017년부터 K리그와 동행을 이어간 하나은행은 2028년까지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이는 K리그 역사상 최장기간 타이틀 스폰서 후원 기록이다.

본 행사가 시작되자, 8팀 감독들의 특별한 출사표가 이어졌다. 정경호 감독은 “강원은 2024년에 좋은 성적을 냈다. 팬들의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양민혁, 황문기가 이적했다”며 “변화는 있지만 변함은 없는 축구를 보이겠다. 강원만의 색깔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상위 스플릿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호 감독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 임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동 감독은 “FC서울 2년 차다.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힘든 부분을 잘 이겨내고 마지막에 미소 지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순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마지막에는 미소가 아니라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린가드는 “지난해 좋게 마무리했다. 올 시즌은 시작할 때부터 믿음과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은중 감독은 “지난해에는 뒷자리에 있었다. 올해는 상위 스플릿 진출로 앞자리에 앉았다”며 “올해도 매 경기 토너먼트처럼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은 “20년 만에 제주SK로 명칭을 바꿨다. 올해는 SK 이름답게 더욱 열심히 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선홍 감독은 “힘들었던 2024년이었다. 올해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끝에는 팬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한 발, 한 발 전진해 나가겠다. 많은 성원 바란다”고 전했다. 박창현 감독은 “지난 겨울이 너무 혹독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다. 변해야 살기 때문에 확실하게 변했다. 올해 겨울은 꼭 따뜻하게 보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1에 합류한 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안양은 매 경기 도전자 입장이다. 흔들리더라도 휘둘리지는 않겠다”고 시즌 계획을 설명했다.

팀 강점에 대해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를 바라보며 “‘김기복’이 주장이라는 점이 강점”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김기복’은 린가드의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해서 김기동 감독이 린가드에게 붙인 별명이다. 김학범 감독은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박창현 감독은 “세징야가 건재하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웃어 보였다.

유병훈 감독과 이창용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양에 K리그1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김기동 감독은 “행운을 빌겠다”고 짧고 굵게 말했다. 김은중 감독은 “발을 헛디디면 떨어진다”, 황선홍 감독은 “지옥”이라고 미소 지었다. 유병훈 감독은 “직접 부딪혀서 개선점을 찾겠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서울과 안양은 연고지 이전부터 깊은 악연이 있다. 김기동 감독은 더비전에 대해 “팬들의 감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특정 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매 시즌 모든 팀들에게 집중해야 원하는 목표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병훈 감독은 “연고지 이전으로 안양 팬들의 분노를 샀다. 기다린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대응했다.

세징야는 대구에서 함께하고 싶은 선수로 린가드를 택하며 “많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린가드를 대구로 데려와서 같이 뛰고 싶다”고 웃었다. 이를 들은 린가드는 “(세징야가) 서울에 오면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센스 있게 받아쳤다.

김은중 감독은 김기동 감독에게 “정승원이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찍었는데, 서울이 사용 설명서를 안 가져갔더라. 시즌 중반에 수원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 않나”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사용 설명서는 필요 없다. 다른 포지션에서 뛸 예정”이라며 “직접 보니 승원이는 뛰어난 선수”라고 미소 지었다.

황선홍 감독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에 임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 10일 대전 서포터즈인 김하늘 양이 초등학생 피살 사건 피해자가 된 점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나이도 어리고 축구를 사랑하던 아이가 하늘로 갔다. 좋은 곳에서 밝은 모습으로 지냈으면 좋겠다. 무거운 마음이 있다.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추모했다. 유병훈 감독도 “대전 팬이었던 김하늘 양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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