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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측이 지난해 총선 전 김건희 여사로부터 ‘김상민 전 검사가 국회의원이 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18일 명씨 법률 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전날 김 여사가 지난해 2월 16~19일 명씨와 5~6차례 텔레그램으로 통화한 내용의 복기록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는 22대 총선을 2개월 앞둔 시점이다.
복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씨에게 “김상민 검사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며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경선배제)라면서요”라고 말했다.
복기록에는 김 여사가 여권 인사를 거론하는 대목도 나온다. 김 여사는 “윤한홍 의원도 김 검사가 의창구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내가 박완수 지사에게 전화해서 김 검사를 도우라고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2019년 서울중앙지검 근무 시절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일가 수사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2023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에게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지난해 1월 현직 검사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 전 검사는 22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경선에서 배제됐다. 창원의창은 21대 국회에서 김 전 의원 지역구였다.
복기록에 등장한 여권 인사들은 의혹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명씨가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는 그 무렵 김 여사와 소통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 지사 측도 “김 여사와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한편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명씨에 대해 다음달 24일 첫 공판기일을 열고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