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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가 모두 보험료를 내린다. 적용 시점은 각사마다 다르다.
K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0.9% 인하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현대해상도 0.6% 인하한다고 같은날 알렸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 내리겠다는 계획을 가장 먼저 내놨다. 뒤이어 이달 삼성화재도 1%, DB손보는 0.8%를 인하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0.2%로 전년 동기 대비 2.2%p 증가했다.
자동차 정비수가도 올랐다. 자동차 정비수가란 사고가 난 차량에 지급하는 수리비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체는 올해 자동차 정비수가를 지난해보다 2.7% 올려 잡았다. 지급해야 할 정비수가가 오르면 손해율은 더 악화할 수 있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은 메리츠화재가 가장 먼저 나서서 보험료 1% 인하를 약속했다”면서 “부담이 적으니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겠지만, 대형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삼성화재 28.7% △현대해상 21.3% △DB손보 21.3% △KB손보 13.5% 순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사고 발생 증가로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하로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하된 보험료는 책임개시일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KB손보‧현대해상‧DB손보는 책임개시일이 4월 6일인 계약부터 보험료를 낮춘다. 메리츠화재는 책임개시일이 3월 16일인 계약부터 인하한다. 삼성화재도 4월 초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책임개시일이란 통상 보험 가입자가 첫회 보험료를 납입하는 때를 말한다. 이때부터 보험사가 보험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책임이 생긴다. 첫회 보험료를 빠르면 3월 중순에서 4월 초 이후에 납입하는 가입자에 대해 보험료가 인하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