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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둔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가 지난해 실적 개선으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기업은행 이익에 대한 IBK투자증권의 기여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서정학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서 대표는 30년간 그룹 내에서 기업투자금융(CIB), 글로벌자금시장 그룹장 등을 역임한 전통 ‘IBK맨’으로 2021년 IBK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했다. 서 대표는 지난 2023년 IBK증권 대표로 선임돼 올해로 기본 임기 2년을 채웠으며, 1년 추가 연임 기로에 서 있다.
IBK증권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서 대표의 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IB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313억원) 대비 45.36% 오른 455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랩신탁 관련 사적화해에 따른 영업외비용 증가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IBK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 대해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많이 늘었고, 충당금 적립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IBK증권의 지난해 IB 부문 순이익은 전년보다 392% 오른 256억원에 달한다. IB부문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1% 수준에서 지난해 2.4%로 0.4%p 개선됐다. 지난해 중소기업 금융 서비스 부문 순이익도 전년 대비 18% 늘어난 29억원이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3년 말 2.9%에서 지난해 3.7%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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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거래 및 평가이익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기준 파생상품 관련 이익(거래이익+평가이익)은 2조357억원으로 전년(1조5148억원) 대비 5210억원(34.4%) 늘었다.
사업다각화는 다 풀지 못한 숙제다. IB 부문 실적이 개선됐지만 시장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3분기 파생상품거래 및 평가이익은 1조2775억원으로 IBK증권 영업수익 중 64.39%에 달한다. 파생상품은 구조상 레버리지를 내재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위험은 커진다.
모회사인 기업은행에 대한 IBK증권의 기여도도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자회사 순이익에서 IBK캐피탈(70.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14.9%)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 역할은 아직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2조6738억원에서 IBK증권의 순이익 기여도는 1.7%로 나타났다. 2023년 순익 기여도(1.2%)보다 0.5%p 늘었다.
앞선 대표들의 연임 사례가 적다는 점도 변수다. 2009년 IBK투자증권 출범 이후 대표직을 맡았던 7명 중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조강래 전 대표와 신성호 전 대표 둘 뿐이다. 다만 두 사례 모두 실적 부문에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은 서 대표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