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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재 혼용률을 속이거나 잘못한 상품들이 지속 발각되면서 패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허위광고 등 위법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18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공정위는 패딩 충전재 혼용률 허위 표기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패딩 충전재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 과장 광고 등에 해당할 경우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된다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항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무신사는 자사 입점 브랜드가 판매 중인 패딩 충전재 오표기 논란이 일자 다운·캐미시어 소재라고 기재한 의류 품목 전수조사에 나섰다. 앞서 무신사 입점사인 인템포무드와 라퍼지스토어, 페플 등은 표기한 패딩 충전재 혼용률이 실제와 다르게 기재해 논란이 됐다. 라퍼지스토어의 경우 오리 솜털을 80% 사용했다고 표시했으나 실제 사용률은 5% 미만이었다.
무신사는 지난달부터 다운과 캐시미어 등 7968개 상품에 대해 소재 성분과 혼용률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와 시험 성적서를 요청해 약 87%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 42개 브랜드, 165개 상품에서 다운 또는 캐시미어 혼용률 표기 부적합과 오기재에 해당하는 안전 거래 정책 위반 행위를 확인했다.
무신사를 시작으로 신원, 후아유 등 타 브랜드에서도 혼용률 오표기 논란이 일었다. 신원의 여성복 브랜드 ‘비키’의 패딩 충전재 비율은 오리 깃털 50%, 오리 솜털 50%로 한국소비자원의 다운 표기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후아유의 구스다운 점퍼도 해당 제품은 충전재 비율이 거위털 80%와 오리털 20%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 검사에선 거위털 30%, 오리털 70%로 확인돼 문제가 됐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커지자 백화점 및 의류 판매처들은 자체 검수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말부터 패딩(다운류)을 취급하고 있는 입점 브랜드사에 혼용률 시험 통과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의류 제품의 품질 허위 표시 등 문제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상품 검수 조직인 ‘상품과학연구소’를 통해 신상 패딩(성인·아동), 침구류 등 구스·덕다운이 들어가는 품목들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품질 관리 담당부서에서 브랜드 표시 의무사항을 점검하며, 입점 브랜드사에 혼용률 관련 공문을 별도로 발송했다.
네이버 역시 자사 쇼핑 플랫폼에서 거짓 표기한 패딩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업자를 즉시 퇴점하기로 했다. 충전재(오리털, 거위털)와 캐시미어, 울·모, 실크 등 주요 소재 함유량을 고의로 허위 기재할 시 판매를 못 하도록 하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판매사가 입점된 브랜드의 수 많은 제품을 100% 검열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제품이 셀 수 없이 많고 판매하기까지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라며 “전수조사도 좋지만,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충전재 비율 오표기를 업계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사전에 검열하는 시스템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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