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재도전’ 서울보증보험, 배당성향 좋은데 투자 매력 어떨까

IPO ‘재도전’ 서울보증보험, 배당성향 좋은데 투자 매력 어떨까

금융권 ‘최고 수준’ 배당수익률 전망, 주주환원책 ‘강점’
전량 구주매출 및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 오버행 이슈 ‘불확실성’

기사승인 2025-02-19 16:21:00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9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서울보증보험이 기업공개(IPO) 재수생으로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출사표를 냈다. 흥행을 위해 공모가 눈높이를 낮추고 강점인 주주환원 매력도를 끌어올렸다. 다만 여전한 오버행 이슈는 숙제로 남았다. 

서울보증보험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환원정책을 골자로 한 투자 유인 지표와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는 “지난해 초 취임한 이후 단기적으로 경기가 어려웠던 만큼, 회사 손익에 몰두하는 한편 중장기 전략 과제도 준비해 왔다”면서 “이번 IPO는 대주주 예금보험공사와 협의를 통해 재작년에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보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3년 11월초를 목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청약 직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통해 IPO를 철회했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하단(3만9500원)에서도 필요한 모집금액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보증보험 측은 수요예측 부진 사유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초과하는 등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을 꼽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버행 이슈와 전량 구주 매출 부담의 영향으로 평가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철회 오명 탈피와 시장이 바라보는 투자 매력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완점을 마련했다. 우선 공모가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이번 서울보증보험의 1주당 희망공모가 범위는 하단 2만6000원, 상단 3만1800원으로 지난 2023년 당시 공모가 밴드(3만9500원~5만1800원) 대비 30% 이상 내렸다. 

아울러 강점인 주주환원책을 피력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12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주주환원율 5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손해보험 6개사 평균치인 18.9%를 대폭 상회한다. 

특히 이번 상장을 앞두고 새로운 주주환원책도 발표했다. 우선 지난해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정해 3월14일 상장 이후 4월쯤 주주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기존보다 확대된, 적극적이고 차별화한 주주환원정책”이라며 “당사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향후 3년간 총주주환원(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연 2000억원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주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주당 최소 배당금 제도도 도입했다”며 “올해 상반기 결산 시 밸류업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상장 후에는 실적과 주가 추이를 고려해 분기 배당으로의 전환도 추진할 예정이며, 이미 관련 정관 개정은 완료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희망가 밴드 기준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9~11% 수준으로 전망된다. 상장 손해보험사는 물론 금융지주(8.3%), 카드(5.9%), 증권(5.2%) 등 금융권 내 평균 주주환원수익률을 크게 웃돈다. 

‘주주환원·밸류에이션’ 좋은데…“오버행 우려 감안해야”

다만 이같은 주주환원정책에도 IPO 청사진을 기대하기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지난번 상장 철회 당시 불확실성 요소로 부각됐던 구주매출과 오버행 이슈가 여전히 남아있어서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IPO 공모를 통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93.85%) 가운데 전체 발행주식의 10%(698만2160주)를 구주 매출할 계획이다. 

구주매출은 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회사로 공모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IPO 흥행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평가된다. 

문제는 최근 상장 사례에서 구주매출에 따른 공모 참패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 CNS는 상장 첫날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 급락한 5만5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 CNS도 IPO를 통해 공모한 주식 중 절반이 구주매출로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한 투자목적회사 크리스탈코리아의 물량이었다.

최대주주의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도 악재다.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 상장 이후 2~3년간 최대 33.85%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상환기금 만기 시점이 2027년말임을 감안하면,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1년 경과 시점부터 일정 수준의 오버행 우려가 부각될 것”이라며 “사측은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을 언급했으나, 유통주식 비중을 감안할 때 여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수요예측기간은 2월20일부터 26일까지 5영업일간 진행된다. 이어 오는 3월5일과 6일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3월14일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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