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애플 따라 유료화 가나…“간편결제 독점 구조 아니다”

삼성페이, 애플 따라 유료화 가나…“간편결제 독점 구조 아니다”

기사승인 2025-02-20 06:00:11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는 지난 2023년 현대카드와의 제휴로 국내에 도입됐다. 애플페이

애플페이를 따라 삼성페이 등 여타 간편결제 서비스의 유료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대체제가 많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수수료를 부과하는 플랫폼은 애플페이가 유일하다.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사에 0.15% 수준의 수수료를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은 현재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무료로 제공된 삼성페이가 최근 애플페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신용카드사들의 삼성페이 계약이 올 8월 만료되는 가운데 재계약 시점에 수수료 부과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앞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등도 (애플페이를 따라) 유료화에 나서면 카드사의 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면서 “결국 알짜카드가 사라지거나 연회비가 인상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정작 금융권에서는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수수료를 부과하는 애플페이의 시장 점유율이 미비하고, 언제든 대체가 가능한 만큼 유료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애플페이 이용액은 현대카드 전체 결제액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편결제 관계자는 “(결제액이 적어) 현대카드가 애플에 주는 수수료가 크지 않다”면서 “(수수료 확대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애플페이의 유료화가 여타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장 지배력이 미비하다는 것.

금융당국도 간편결제 서비스의 수수료 부과에 민감하다. 금융당국은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던 2023년 당시 수수료 부과로 인한 소비자나 가맹점 피해를 막기 위해 현대카드 약관에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에게 반영하지 않는다”는 항목을 추가했다. 가맹점에도 기존 법령해석에 따라 같은 비용을 부담시킬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2023년에 조치했던 수준을 유지하고, 추가적인 조치는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권 의원의 질의에 “2023년 도입 당시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삼성페이가 수수료 부과에 나서면 카드사들의 제휴 종료와 함께 대체제 발굴에 나설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높은 시장 지배력에도 “간편결제 서비스는 독점 구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뒤집어 말하면 삼성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사가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포기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독점 시장이라면 (간편결제사가)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카드사에 요구할 수 있지만, 아닌 상황에서는 카드사가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애플‧토스‧네이버‧카카오페이 등 경쟁 간편결제 서비스는 시장 규모가 커지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 비중은 50.7%로 절반을 넘겼다. 그 가운데 ICT업체(토스‧네이버‧카카오)와 핸드폰제조사(삼성‧애플) 등 핀테크기업이 제공하는 비중은 70%에 달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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