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형사 재판과 탄핵 심판에 모두 직접 출석해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구속의 위법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0일 오전 10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구속취소 청구 심문도 함께 진행한다. 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조사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윤 대통령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출석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청구하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이 발부한 체포·구속 영장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구속취소 청구 심문도 예정됐다. 이는 구속 사유가 없거나 소멸된 경우 이를 취소해달라는 요청이다. 윤 대통령 측은 검찰이 구속 기간을 넘긴 상태에서 기소했다고 주장해 왔다. 통상 서면 심리 후 7일 이내 결론이 난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이날 심문을 열어 양측 의견을 직접 듣기로 했다.
이날 오후에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기일도 진행된다. 이날 변론기일에선 오후 3시 한덕수 국무총리, 오후 5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오후 7시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린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형사 재판 일정을 이유로 이날 변론기일을 변경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요구를 일부 수용해 시작 시간을 당초 오후 2시에서 1시간 늦췄다. 헌재는 10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증인신문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 중 변론을 종결할 전망이다.
한편 재판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법은 경비를 강화한다. 방문객과 일반 차량의 청사 내 진입은 전면 금지 중이다. 윤 대통령 관련 다수의 집회가 예고된 만큼 법원 주변에 경찰 3000여명을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