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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한의약융합연구부 유수성 박사팀이 부산대 약대와 공동연구로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개 성분에 대한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사체는 세포나 조직 내에서 활성화된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모든 RNA의 총합으로, 전사체 데이터는 세포기능과 반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다양한 질환 원인과 진행 과정을 밝혀 신약 개발과 맞춤형 치료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물탕은 당귀, 천궁, 숙지황, 작약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여성건강 증진 및 난임치료에 전통적으로 사용한 한의 처방이다.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노화 관련 난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한의 처방을 실험 후 사물탕을 선별했다.
이 결과 고령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사물탕은 난자의 질, 난포 수, 배아의 질, 임신율을 유의미하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잘 알려진 효능에도 불구하고 사물탕이 수많은 성분으로 구성돼 화합물 수준의 복합적 작용기전 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다수 성분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면 특정 성분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어렵고, 성분 간 조합이 미세하게 달라지면 효능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화합물 수준의 작용기전 규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물탕의 주요 성분 38가지에 대한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 구축에 나섰다.
이를 위해 사물탕을 구성하는 38가지 개별 성분을 38주령 생쥐에 4주간 경구투여 후 생쥐의 난소 조직에서 RNA를 추출해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물탕의 작용기전 연구에 유용한 자원이 되고, 사물탕의 치료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성분 조합을 찾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 박사는 “최종 목표는 AI를 활용해 사물탕 구성 성분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 유효성분 조합을 찾아 처방의 안전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AI를 한의학에 적용하고, 복합처방의 작용기전을 화합물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해 난임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 지난달 15일자에 게재됐다.(논문명: Transcriptome profiling of aged-mice ovaries administered with individual ingredients of Samul-t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