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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0·26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법원의 재심 결정에 대해 불복해 항고했다.
26일 서울고검은 서울고법의 '김재규에 대한 내란목적살인 등 사건'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했다고 전날 밝혔다. 항고의 한 종류인 즉시항고는 1주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
검찰은 "재심 제도가 신중한 사실심리를 거쳐 확정된 사실관계를 재심사하는 예외적인 비상구제 절차이고, 형사재판의 법적 안정성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고려할 때 본건은 재심 사유의 존재가 확정판결에 준하는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사안의 중대성과 역사성 등에 비춰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해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총을 쏘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6개월 만인 이듬해 5월 사형됐다.
김재규의 유족들은 지난 2020년 5월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논의의 수준이 진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개시 여부를 검토한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송미경 김슬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재심을 열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기록에 의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 소속 수사관들이 피고인을 재심대상 사건으로 수사하며 수일간 구타와 전기고문 등 폭행·가혹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 수행하는 자가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형법 제125조의 폭행·가혹행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사관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것이 증명되었음에도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돼 확정판결을 받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에 의해 재심 사유가 있다”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