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보유액이 2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4100억달러대가 무너졌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선까지 내려간 건 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2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92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8억달러 줄었다. 1월(-45억9000만달러)에 이은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환보유액은 지난 2020년 5월 4073억1000만달러 이후 4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늘면서 일시적으로 달러가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 달러화 약세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환산액이 늘었지만,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2월 들어 확대되면서 외화보유액이 감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하는 방식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는 외환보유액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요인이다. 거래 기간 동안 외환보유액이 거래 금액만큼 감소하지만, 만기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이다.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공급하고, 국민연금이 이것으로 해외 자산을 매입한 뒤 나중에 달러를 갚는 방식으로 시장의 달러 수요를 줄이게 된다.
구성 요소별로 보면 전체 외환보유액 가운데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573억8000만달러로 87.3% 비중을 자치했다. 전월 대비 46억4000만달러 줄었다. 예치금은 280억1000만달러로 27억1000만달러 늘었다. SDR(특별인출권)은 148억4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억3000만달러 증가했고 IMF포지션은 전월과 같은 4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올 1월 말 기준(4100억 달러)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은 67억달러 증가한 3조2090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99억달러 증가한 1조2406억달러를, 스위스와 인도는 각각 9173억달러, 6306억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6208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고 대만은 9억달러 감소한 5776억달러를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343억달러다. 홍콩은 4215억달러로 전월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