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허 반납’ 혜택 확대…고령 운전 사고 위험 줄일까

서울 ‘면허 반납’ 혜택 확대…고령 운전 사고 위험 줄일까

기사승인 2025-03-07 06:00:08
쿠키뉴스 자료사진

# 지난해 12월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한 70대 운전자가 차를 몰고 돌진했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사고 1년 전 치매의 전 단계로 일컬어지는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도 60대 후반의 고령자였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가 나날이 늘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총 912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전년과 비교해 130% 증가한 수치다. 인구 고령화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늘면서, 교통사고나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할 수 있도록 면허 반납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나섰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최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2019년 5886건 △2020년 5318건 △2021년 5371건 △2022년 3973건 △2023년 9129건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는 △2019년 49명 △2020년 44명 △2021년 50명 △2022년 46명 △2023년 42명이었다.

운전면허 자진 반납 비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면허를 자진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2019년 1만7392명 △2020년 1만4296명 △2021년 1만5391명 △2022년 2만3066명 △2023년 2만5987명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내 65세 이상 운전면허 보유자는 92만2774명인데, 연평균 반납은 1만9226명이다. 반납률은 2%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운전면허 자진반납 어르신 교통카드 지원사업 포스터. 서울시 제공

면허 반납 지원 확대‧교육 프로그램 신설

서울 용산구는 이달부터 70세 이상 실제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최대 68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서울시에서 운전면허 반납 시 제공하는 20만원의 교통카드와 별도로 48만원이 충전된 교통 카드를 추가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다만 실제 운전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 면허’ 소지자는 지원받을 수 없다. 이번 혜택은 선착순 100명에 제공된다. 운전자는 신청일 기준으로 자동차 보험이 만료되기 전이거나, 보험 만료 후 1년 이내여야 한다. 1년 이내 본인 명의의 차량을 이전하거나 폐차한 경우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지원금은 최초 1회만 지급된다. 이미 혜택을 받은 경우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강남구도 이달부터 70세 이상의 실제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최대 5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 혜택을 준다. 구는 지난해부터 실제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2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해왔는데, 다음달부터 지급액를 30만원으로 늘렸다. 강남구 또한 실제 운전 중인 어르신의 반납을 유도하고자 자동차보험 가입을 확인한 뒤 지급한다. 이들 자치구 모두 서울시 지원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어르신 운전면허 자진 반납 교통카드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2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 10만원이던 기존보다 두 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10일부터 선착순 3만1800명에게 20만원이 충전된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급한다.

대상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둔 70세 이상 노인이다. 기존에 운전면허 자진 반납 혜택을 받은 적이 없는 경우에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시는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반납 신청부터 교통카드 수령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진 반납하려면 운전면허증 소지 후 거주지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김은혜 서울시 교통운영팀장은 “저조한 면허 반납률이 향상되기를 기대하면서 올해 파격적으로 지원 금액을 향상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추가로 어르신들에게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 사업도 준비 중이다. 김 팀장은 “교통사고 위험성을 알리고, 이 차원에서 면허를 적극 반납하고자 권유하는 교육 등을 다음 달 중으로 시작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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