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흡연 불사한 배우 권유리의 쓰임 [쿠키인터뷰]

임신·흡연 불사한 배우 권유리의 쓰임 [쿠키인터뷰]

영화 ‘침범’ 주연 배우 권유리 인터뷰

기사승인 2025-03-11 16:23:26
배우 권유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가 ‘침범’을 통해 도전을 이어간다. 자신의 쓰임을 확인받는 과정이라는 전언이다.

권유리는 10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영화 ‘침범’(감독 김여정, 이정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기소유)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이 해영(이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다.

극 중 권유리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사람을 믿지 않는 고독사 현장 청소 업체 직원 민으로 분했다. 그간 맡았던 캐릭터들과 다른 결의 인물을 소화한 그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드릴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해서 기분이 좋았다”며 “활동을 오래 했다 보니 비치지 않았던 얼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배우 권유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서인지 권유리는 임신부지만 흡연을 서슴지 않고, 고인의 물건을 훔치는 등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려움은 당연히 있었다”면서도 “매끈하고 정돈된 유리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흡연 연기에 대해서는 “더 자유롭게 많이 해볼 기회가 오길 바랐다“며 ”많은 분이 조언을 주셨는데 비흡연자니까 금연초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저는 별로 놀랍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며 “제가 쓰임이 있다면 준비가 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이미지 변화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권유리는 “제가 갖고 있었던 소녀시대 이미지가 되게 큰 득이 됐었다”며 ”역발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한 번은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용기를 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러한 캐릭터 소화를 위해 외형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꾀했다. 권유리는 “김민의 일생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거친 피부톤이나 질감이 단번에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거칠게 보이려고 했다”며 “얼굴에 비비크림도 안 바르고 때를 붙이거나 주근깨도 뿌렸다”고 얘기했다. ”아무래도 시간이 제게 힘을 많이 준 것 같다“고도 했다.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시나리오에 끌렸다는 권유리가 작품 출연을 결심한 배경에 여성 서사라는 점 역시 작용했다. 그는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 않는데 대부분 여성 캐릭터고 여자 감독님도 계셨다. 이런 시나리오가 신선했다”며 “제게 이 작품이 주어져서 되게 기뻤다”고 밝혔다.

출연이 결정되고 나서는 ‘쓰임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해영 역의 이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권유리는 “둘 다 시간도 열정도 많았다”며 “정말 치열하고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면서 신을 풍성하게 만들어갔었다”고 회상했다.

권유리에게 시의적절하게 다가온 ‘침범’은 그가 지향점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다. 그의 목표는 ‘나만의 것을 가장 잘하는 배우’다. 그는 “최종 목표로 가는 길목이니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다”며 “민이처럼 냉소적인 편인데 하루하루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온다고 생각한다. ‘침범’ 역시 그런 작품”이라고 짚었다.

‘침범’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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