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쓰레기가 우리나라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에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수집한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조사보고서를 국제학술지 ‘해양오염보고서(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했다.
KIOST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공동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 연안 전역의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에서 수집한 피해 자료와 언론 보도, 시민 온라인플랫폼 기록, 팀부스터·아쿠아나이츠 스쿠버다이버킴의 관찰 등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2003~2023년 동안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해양포유류 등 해양동물 77종에서 낚싯줄, 바늘,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사례 428건을 확인해 쓰레기 유형과 재질을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생물 분류군, 서식지, 섭식전략에 따른 피해의 양상을 분석했다.
아울러 통계 분석을 통해 장기 추세를 파악하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등재 멸종위기종과 국내 해양보호생물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했다.
분석결과 해양쓰레기 얽힘피해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 등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로 인한 피해가 많았고, 수중 먹이활동을 하는 바다거북과 돌고래 등은 폐어구 얽힘 피해를 많이 받았다.

특히 푸른바다거북, 세가락갈매기 등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의 13%(10종 44건)는 IUCN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으로 등재된 국제보호종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에 의한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해양생물 얽힘 피해를 장기간 동안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노희진 박사는 “해양쓰레기가 생물다양성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결과로, 그간 수집한 자료를 제공해준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와 시민단체가 큰 도움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지구적 환경이슈로,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해양오염보고서’ 지난달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해양플라스틱쓰레기에 의한 해양생물 얽힘 피해, Unseen threats along the coast and in underwater ecosystems of South Korea: The severity of marine debris entangl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