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운용 “태광산업 위기, 이호진 경영복귀해야”…태광 “시기상조”

트러스톤운용 “태광산업 위기, 이호진 경영복귀해야”…태광 “시기상조”

기사승인 2025-03-20 13:54:13
지난해 태광산업 정기주주총회. 태광산업

태광산업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를 촉구했다. 

트러스톤은 20일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이 전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을 개최할 것을 태광산업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성원 트러스톤 ESG운용부문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의 추천을 받아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이후 회사 경영진과 함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최근 태광 측과 모든 대화가 중단됐다”며 “태광산업의 경영정상화와 주식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전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정식 복귀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말 성회용 공동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오용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실질 지분율 기준 약 7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자 회사의 핵심 관계자인 만큼 현재 태광산업의 실질적인 책임자라는 게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판단이다.

태광산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6배 수준이고, 지난 20년간 평균 배당 성향 역시 1.5%로 국내 상장사 중 최하위 수준이란 점도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 주식 매각으로 태광산업의 현 시가총액보다도 많은 9000억원의 현금이 일시에 유입될 예정이지만, 태광 측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의 경영 고문으로 재직하며 회사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현재 상태보다는 차라리 이사회 정식멤버로 참여해 투명하게 책임경영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선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대 주주의 책임경영 없이는 난파선이 되는 암울한 미래밖에 남지 않았다”며 “최대 주주가 이사회에 직접 참가해 투명하고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태광산업 미래가 한층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태광산업은 현시점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추진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태광산업은 “이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희망하는 트러스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 전 회장의 의사와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회장은 2023년 8월 복권 이후 경영 복귀를 준비해 왔으나 건강상 이유로 상근 집행임원으로 경영활동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료진의 권고를 받았다”며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으로서 성장동력 확보와 신사업 진출 등 대주주의 역할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한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일정을 정해 놓고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건강 호전 상황 등을 고려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