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바랐던 결과도 얻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오만을 꺾었다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을 목전에 둘 수 있었던 한국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한 경기 덜 치른 3위 요르단과의 격차는 6점 차다.
홍 감독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주민규를 선택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양 측면 공격을 책임졌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이재성이 나섰고 그 뒤를 백승호와 박용우가 받쳤다. 김민재가 빠진 수비진은 이태석, 권경원, 조유민, 설영우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이강인, 배준호, 양현준, 양민혁 등 젊은 2선 자원들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오만은 예상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조직적인 빌드업으로 오만 수비를 뚫어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한 박자 느린 타이밍에 패스가 나갔고, 이에 오만 수비수들은 반응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켰다. 빠른 빌드업 전개가 필요한 시점에 권경원 등 수비진이 뒤에서 다이렉트로 패스를 건넸지만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만이 전반 37분 이날 경기 첫 슈팅을 때렸을 정도로 한국의 공격은 잘 풀리지 못했다.
이때 변수가 나왔다. 전반 35분, 황인범의 빈자리를 메운 백승호가 왼쪽 허벅지 뒷근육을 잡고 쓰러졌다. 홍 감독은 백승호 대신 이강인을 투입하며 공격 변화를 꾀했다. 급하게 나온 이강인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면서 경기에 적응했다.
변수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강인의 킬패스 단 한 번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40분 이강인은 뒤에서 완벽한 스루패스를 건네 황희찬 발 앞에 뒀다. 황희찬은 이를 받아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백승호가 빠진 자리를 공격적인 카드인 이강인으로 채운 판단이 정확하게 맞아 들어갔다.
1-0으로 앞선 채 후반을 맞이한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더 당겼다. 주민규와 교체로 들어간 오세훈이 후반 1분 만에 강력한 헤더 슈팅으로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3분 뒤에는 손흥민의 날카로운 중거리슛까지 나왔다. 홍 감독은 후반 17분 황희찬을 빼고 배준호를 넣으며 새로운 공격 조합을 실험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다. 한 골을 실점한 오만도 지지 않기 위해 전반보다는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고, 이에 한국의 공격 공간이 넓어졌다. 이강인, 이태석 등이 좋은 킥으로 오만 골문을 노렸다.
한국의 흐름으로 가는 시점에서 오만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9분 한국 박스 근처에서 공격을 펼쳤고, 알리 알 부사이디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쓰러져 있었음에도 파가니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고, 결국 골로 인정됐다. 왼쪽 발 부상을 입은 이강인은 코칭스태프에게 업히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일격을 맞은 한국은 역전을 위해 이강인, 이태석을 부르고 오현규와 양현준을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끝났다.
고양=김영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