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철이 제주SK 홈팬들 앞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치렀다.
제주는 30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구자철의 은퇴식을 개최했다.
구자철은 지난 2007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제주에 입단했다. 구자철은 제주 유니폼은 입은 뒤 한국 축구와 제주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로 커리어의 시작과 끝도 제주였다. 구자철은 2022시즌을 앞두고 11년 전 해외 진출 당시 제주로 돌아오겠다던 팬들과 약속을 끝내 지켰다.
비록 제주 복귀 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구자철은 언제나 팀을 위한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 밀착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며 연고지 제주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제주는 구자철의 현역 은퇴 후에도 아름다운 동행을 결정하며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임명한 바 있다. 구자철은 도내 유소년 축구 클럽 대상으로 경기 전 진행되는 ‘1대1 축구 챌린지 대회’ 수상자를 위해 자신의 친필 사인이 담긴 축구화를 선물했다.

구자철의 마지막 제주 커리어를 지도한 김학범 감독은 이날 은퇴하는 구자철에 대해 “부상만 없이 뛰었으면 천군만마를 얻었던 것”이라며 “‘만마’를 잃어버렸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본인도 (복귀를 위해) 정말 노력했다. 옆에서 다 지켜봤다. 결국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하더라. 구자철은 팀에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됐던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2010시즌 구자철과 함께 선수 생활을 하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기도 한 김은중 수원 감독은 “자철이와 함께 한 2010년은 제 프로 생활 18년 중 최고의 한 해였다. 훌륭한 미드필더와 같이하면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며 “좋은 경험을 한 구자철이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를 응원하겠다”고 구자철을 격려했다.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손흥민과 이재성도 “자철이 형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박지성 역시 “항상 빛나고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은퇴 기념 티셔츠를 입고 단상에 선 구자철은 울먹이며 “제주SK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은 제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시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 특히 이곳,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팬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순간은 독일에서, 중동에서 뛸 때도 생각이 많이 났다. 정말 이곳이 좋다”고 팬들에게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다. 한분 한분 말씀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다. 제주가 원정 갈 때는 제주도를 대표해 간다는 마음이었다. 제주 대표의 순간들이 뜻깊었다. 제주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순간을 평생토록 간직하겠다. 비록 더 이상 그라운드 위에서 뛸 수 없지만 그 추억을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 은퇴 후에도 제주SK를 위해, 팬들을 위해, 제주도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 감사하다”고 말을 마쳤다.
제주=김영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