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폐광에 만든 우주 극한환경"… 달 자원탐사 연구 실증

[쿠키과학] "폐광에 만든 우주 극한환경"… 달 자원탐사 연구 실증

‘태백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 조성 실증시연
달 자원개발 기술 및 장비 테스트
달 탐사모빌리티, 달 저궤도 큐브샛, 자원추출기 등 핵심장비 공개

기사승인 2025-03-31 10:00:05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폐갱도에서 열린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에서 공개된 달 자원탐사 장비. 사진=이재형 기자

“과거 우리나라 산업화 시작을 위한 에너지 석탄을 캐던 폐광에서 이제 미래를 책임질 에너지를 달에서 가져오기 위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이하 지질자원연) 원장은 지난 28일 강원 태백시 소재 폐갱도에서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에서  ‘태백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 조성의 의미를 설명하는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사진=이재형 기자

이날 시연회는 오는 5월 이곳에서 본격 가동할 ‘태백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 조성사업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태백 실증단지는 폐광의 극한환경을 이용해 달 자원개발 및 심우주 탐사에 관한 기술 및 장비를 테스트하는 것을 목표로 가동된다.

이날 시연회에는 달 표면을 레이저유도 파쇄 분광기를 이용해 원소를 실시간 분석하는 탐사모빌리티, 토양을 ㎏단위로 채굴해 획득할 수 있는 다목적모빌리티, 달에서 물과 광물 등 자원을 조사하고 성분을 추출하는 자원추출기, 달의 지형을 3D지도로 작성하는 탐사로버, 달 상공을 10~50㎞ 초저궤도로 도는 큐브샛위성 등이 공개됐다.

또 태양광 발전이 어려운 지역에서 원거리 전력공급이 가능한 무선전송시스템과 달 기지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히트파이프 원자로, 로켓연료와 생명유지자원을 생성하는 메탄변환시스템 등도 눈길을 끌었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폐갱도에서 열린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에서 연구성공을 기원하는 연구진. 사진=이재형 기자

달 자원탐사 기술 한 자리

달에는 지구에서 얻기 힘든 고순도 희귀자원이 다량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구에 극미량만 조재하는 헬륨3는 우주선 연료를 비롯해 핵융합발전과 양자컴퓨터 냉각 등 미래 첨단기술 개발의 핵심 소재로, 달에서 채집해 지구로 운반하는 현실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폐갱도에서 열린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에서 기동과 레이저유도 파쇄분광기 작동을 시연한 탐사모빌리티. 사진=이재형 기자

이날 지질자원연이 시연한 탐사모빌리티는 달 지면을 이동하면서 레이저유도 파쇄분광기(LIBS)와 각종 센서로 헬륨3를 비롯한 50종 이상의 원소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넓은 지역의 자원지도를 작성하고 유용한 가스와 광물 함량이 높은 지역을 탐사함으로써 자원개발이 유망한 지역을 선정할 수 있다.

때문에 이를 달 표면과 유사한 지형에서 실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태백 실증단지는 이를 단순히 물리적 지형만 모사한 것이 아닌, 화학적·전자기적·광상학적·토양공학적 특성을 반영한 실증환경을 구현했다.

아울러 다목적모빌리티는 달의 저중력 환경에서 불규칙한 비평판 표면을 자율주행으로 기동하며 임무에 따른 다양한 탑재체를 유연하게 교체할 수 있고, 다목적 화물칸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공개된 모델은 달의 심토를 채취할 수 있는 드릴을 장착, 실제 작동까지 시연했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폐갱도에서 열린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에서 드릴 굴착시범을 하는 다목적모빌리티. 사진=이재형 기자

또 달 표토층 자원추출기는 태양광과 전자빔을 결합한 복합 열원으로 토양을 가열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지질자원연은 이번 실험을 거쳐 2029년 남극에서 실증 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달 자원 기술사업화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큐브샛위성은 달의 초저궤도를 돌며 물, 산소와 각종 휘발성기체 및 광물을 탐사한다. 연구진은 이번 실증에서 큐브샛 기술을 성공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화성 및 소행성 탐사로 임무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지질자원연을 비롯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 한국전기연구원(이하 전기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등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 포스텍, 한양대 등 대학 및 국내외 기업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폐갱도에서 열린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에서 달 표면의 토양채취를 시연하는 채굴로버. 사진=이재형 기자

특히 원자력연은 달에서 운행하는 각종 모빌리티에 동력을 제공하는 원자력전기와 히트파이프 원자로 기술을, 표준연은 달 방사선 영향평가를, 전기연은 무선전력 전송기술을, 에너지연은 자원변환 플렌트를 담당한다. 또 KAIST는 큐브샛과 채굴로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날 시연을 선보인 김경자 지질자원연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은 “폐광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일정한 극한 조건을 유지하고 있어 지구에서 달 탐사 등 우주환경을 실험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췄다”며 “국내외 연구기관 및 기업과의 협업으로 달 자원탐사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해 우자자원 개발의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28일 강원 태백시 태백체험공원 폐갱도에서 열린 ‘폐광 내 달 현지자원 실증시연회’에서 달 자원탐사 장비를 소개하는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장. 사진=이재형 기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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