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번째로 개통한 대한민국의 대표 교통수단 KTX가 1일 개통 21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KTX 개통 2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운영성과와 향후 발전계획을 공개했다.
KTX 21년 성과
KTX는 지난 21년 동안 11억 4000만 명을 싣고 6억 9000만㎞를 달렸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당 KTX를 23번 탄 셈이고, 전체 운행거리는 지구둘레를 1만 7000바퀴를 돈 것과 맞먹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KTX-청룡 등이 새로 운행하며 고속철도 연간 이용객이 역대 최고인 9000만 명에 육박했다.
그동안 KTX 이용객이 이동한 연인거리를 모두 합치면 2800억㎞에 이른다. 이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1880배다.
경부·호남선 20개 역으로 출발한 KTX는 현재 경부·호남·경전·전라·동해·강릉·중부내륙·중앙 8개 노선에서 77개 역을 누비고 있다.
지난해는 판교~충주~문경 중부내륙선과 서울~안동~부전 중앙선을 연장개통하면서 양 노선 모두 이용객이 전년 대비 두 배 가량 늘어 수도권과 지방 간 이동편의가 높아졌다. 또 올 연말에는 동해선에도 KTX가 달릴 예정이다.
올해 기준 KTX의 하루평균 이용객은 24만 6000명이다.
이는 개통 첫해 7만 2000명과 비교하면 3.4배 늘었고, 하루 운행횟수도 개통 초 142회에서 올해 385회로 2.7배 증가했다.
올해 KTX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날은 3.1절 연휴 전날인 2월 28일로, 385회 운행해 33만 명이 탔다. 이는 개통 첫해 하루 최대 이용객을 기록한 추석 다음날 11만 명보다 3배 많은 수치다.
아울러 지난해 가장 많이 이용한 역은 10만 3000명이 찾은 서울역으로, 하루평균 이용객은 2004년 대비 2.3배 늘었다.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역은 행신역으로, 첫 해 267명에서 현재 5313명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디지털로 진화하는 국민의 발 KTX
우리나라 전체 철도 이용객 중 KTX 이용객은 개통 첫해 18%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비율이 늘면서 10년 후인 2014년은 42%, 20년 후에는 62%, 올해는 지난달 기준 63%를 넘어섰다.
10명 중 6명 이상이 KTX를 선택한 셈이다.
실제 2023년 국가교통통계에 따르면 KTX는 210㎞ 이상 거리에서 수송분담률 25.6%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중장거리 통행의 중추적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지난해 코레일의 권역별 교통시장 조사결과 서울-부산 이동의 53%, 서울-광주는 44%, 서울-울산은 62%가 KTX를 이용했다.
KTX 개통 이후 철도 서비스도 시대 변화에 발맞춰 진화했다.
코레일은 모바일 앱 ‘코레일톡’을 기반으로 하는 ‘코레일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넓혀가고 있다.
코레일 MaaS는 누적 다운로드수 3500만 회를 달성한 코레일톡에서 승차권 예매뿐 아니라 길안내, 숙박, 대중교통, 렌터카, 카셰어링, 실시간 열차위치 안내 등 다양한 교통여행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혁신 플랫폼이다.
특히 실시간 열차위치 안내는 지난해 국민이 뽑은 최고의 철도서비스 1위로 선정될만큼 큰 호응을 받았다.
이 기능은 역과 선로 중심의 철도 전용지도에서 전국 모든 열차의 실시간 위치와 예상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지금까지 이용건수가 873만회를 넘어섰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열차 탑승 또는 도착시간에 맞춰 코레일톡으로 커피나 베이커리 제품을 미리 예약해 역사 매장에서 포장 제품을 간편하게 찾을 수 있는 ‘커피&빵 서비스'가 새로 추가됐다.
이와 함께 시각지체장애인이 디지털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승차권 음성예약서비스를 제공, 예약과 상담을 결합한 AI음성챗봇이 실제 상담원과 대화하듯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말하면서 승차권을 구입변경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디지털서비스 가속화로 코레일톡 등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열차승차권 발권 비율은 지난 2월 기준 92%에 달한다. 이는 역창구 발권비율이 85%였던 2004년과는 반대가 된 셈이다.
외국인 철도 이용객 급증
지난해 KTX를 포함한 외국인 철도 이용객은 전년보다 61% 증가한 554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23년 344만 명에서 210만 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637만 명으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3명 중 1명꼴로 열차를 이용한 것.
이에 코레일은 지난해 7월부터 서울역에 ‘외국인 우선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과 직원의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반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해 13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승차권 구매는 물론 철도 전반에 대해 안내를 강화했다.
서울역에 해외카드 결제가 가능한 자동발매기와 영상발권장치도 추가 설치하고, 외국인 전용 PC를 지정해 다국어 홈페이지를 통한 승차권 자가발권과 정보검색도 지원한다.
또 지난해 11월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제공되는 외국인 전용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해 외국인 이용객들이 더 쉽게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원하는 좌석을 골라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선택 ‘시트맵’ 기능을 구현하고, 외국인용 철도자유여행패스 ‘코레일패스’ 사용자가 역창구 방문없이 홈페이지나 코레일톡에서 좌석을 사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첨단기술 적용 KTX 차량 발전
개통 당시 KTX-1은 동력집중식 기관차 2칸과 객차 18칸 등 20칸으로 구성, 46대 운행했다.
이어 2010년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산천은 동력집중식 기관차 2칸과 객차 8칸으로, 2021년에는 우리나라 최초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이음이 6칸으로 도입됐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는 최대 시속 320㎞로 달릴 수 있는 동력분산식 8칸 KTX-청룡이 운행을 시작했다.
KTX-청룡은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된 고속열차로, 기존 KTX-산천 대비 좌석수가 36%(379석→515석), 앞좌석 의자와 무릎 사이 간격이 19%(106㎜→126㎜), 통로폭은 34%(450㎜→604㎜) 넓어져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코레일은 기대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KTX-1을 대체할 차세대 고속차량을 AI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안전과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안전 분야에서는 열차운행 관련 모든 기기의 상태진단을 위한 상태기반 유지보수(CBM)를 고도화하고, 진동과 승차감을 실시간 측정하는 주행안정시스템, 탈선감지 시 자동으로 비상제동을 체결하고 선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가이드 등이 도입된다.
또 에너지를 저감할 수 있도록 차체를 경량화하고, 경제적 운전을 유도하는 운전자 보조시스템(DAS)도 구현한다.
이와 함께 이용객 편의성도 대폭 향상, 좌석과 수화물 칸 확대 등 여행객 맞춤형 공간과 더불어 화장실 고급화, 3개 등급 좌석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편의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차성열 코레일 여객사업본부장은 “KTX가 대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철도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