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와 증권사 간 소송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을 정상 변제한상거래 채권으로 인정하겠다는 홈플러스와 ‘믿을 수 없다’는 증권사들이 맞서는 형국이다. 여기에 금융당국까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설 준비를 마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신영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율촌이 소송 대리로 나선다.
증권사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을 알고도 이를 숨겨 ABSTB 발행을 묵인했다고 봤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발행·유통에 나서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대에 나선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고자 한다. 이에 판매사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 측은 유동화증권도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겠다며 변제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증권사들은 구체적 변제 자금 및 시점 등이 특정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홈플러스가 (미상환) 4000억원 규모의 ABSTB 원금을 보장한다는 건 제가 보기에는 거짓말 같다”며 “(홈플러스가) 지금 변제한다는 건지, 5년 후에 변제한다는 건지, 10년 후에 변제한다는 건지 (이야기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홈플러스에 대한 증권사들의 형사고소에 이어 금융당국이 강제 수사에 나설 준비를 마치면서다.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감사 중인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와 MBK가 신용등급 하락 이전부터 회생신청을 준비하고 있던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MBK가 말했던 것과 다른 정황·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 결과가 발표된 날짜 이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