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풋옵션 “계약 이행하라” 판결에 양측 항소

교보생명 풋옵션 “계약 이행하라” 판결에 양측 항소

기사승인 2025-04-04 10:48:58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간의 풋옵션(주식 매도청구권)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법원이 국제상업회의소(ICC)의 판단을 인정하고 신 회장의 풋옵션 계약 이행을 명령했으나, 신 회장과 IMM 측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1일 ICC가 지난해 12월 내린 중재판정 승인 및 집행결정 요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신 회장이 주주간계약에 따른 의무를 시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 회장 측은 중재판정이 국내법상 효력이 없다며 중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IMM 측의 풋옵션 시행을 위한 지분 가치평가 감정기관을 선정하고 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

다만 법원은 ICC가 신 회장에게 부과한 간접강제금에 대해서는 국내 법원의 명령이 없으면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 강제집행법에 따르면 외국 중재기관이 직접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없고, 국내 법원의 별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봤다.

IMM 측은 국내에서 ICC의 간접강제 효력이 없다는 판단은 앞선 국내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지난 2020년 원고의 간접강제 청구를 인용해 간접강제를 명령한 원심에 대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을 선고하면서 간접강제를 명하는 것이 신속한 분쟁해결에 유효적절한 방법”이라고 선고했다. IMM 측은 법원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간접강제를 명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법원의 중재판정 승인에 반발해 지난달 27일 항소했다. 이에 앞서 IMM도 법원이 간접강제금 부과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데 불복해 지난달 24일 항소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의 풋옵션 분쟁은 상급심으로 이어지게 됐다.

신 회장과 IMM 간 갈등은 지난 2018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2012년 IMM을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신 회장과 주주간 계약을 맺고 약속한 기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으면 FI 지분을 신 회장이 사들이는 풋옵션 권리를 행사하기로 했다. 2018년 FI들은 IPO가 지연돼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신 회장과의 주식 가격 협상이 결렬되면서 법적 분쟁이 이어졌다.

IMM 측은 “ICC는 주주간계약에 따라 감정인을 선임하고 가치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신 회장의 의무를 명확히 인정했고 국내 법원도 이를 승인했다”며 “신 회장은 가치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풋옵션을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 측은 감정기관 선임 등 절차를 밟았으나 기관 사정으로 중단됐다고 해명했다. 신 회장 측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한영회계법인을 감정기관으로 선정했으나, 한영이 교보생명의 회계감사를 맡아 풋옵션 감정에서 철수하면서 풋옵션을 위한 가치평가를 더 진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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