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는 리튬메탈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35년 최대 470억 달러(약 6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NE리서치가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메탈 배터리 시장은 2024년 약 2억 달러에서 2035년 320~47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에너지 밀도와 소형화 기술이 전기차(EV), 드론, 항공모빌리티 등 고성능 분야에서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약 10배 높은 이론용량을 지닌 리튬 금속 음극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배터리 크기를 줄이면서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해 전기차와 드론, 항공 분야에서 핵심 동력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는 “2035년 기준 리튬메탈 배터리 가격이 120달러/kWh 수준으로 안정화되면 시장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튬메탈 배터리는 화재 위험성 때문에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음극 표면에 불균일하게 쌓이면 나뭇가지 모양의 덴드라이트가 생성되는데, 이는 배터리 내부 단락과 화재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전해질과 음극 사이의 보호막인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 층이 반복적인 충방전으로 파괴되면 수명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러한 문제로 리튬메탈 배터리의 사이클 수명은 현재 상용화 수준인 1000회를 크게 밑도는 실정이다.
SNE리서치가 “덴드라이트와 SEI 층 불안정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대량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며 기술 돌파구 마련의 시급성을 지적한 이유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KAIST와 공동으로 ‘붕산염-피란 기반 액체 전해질’을 개발해 리튬 이온 이동 효율을 개선했다. 롯데케미칼은 분리막 코팅 소재 기술을 통해 리튬 덴드라이트 성장을 방지하는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SNE리서치는 리튬메탈 배터리의 초기 적용 분야로 드론과 항공모빌리티로, 고에너지 밀도 요구치가 높은 분야에서 선행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경우, 리튬메탈 배터리를 활용하면 기존 대비 30% 이상 경량화가 가능해 항속 거리 확보에 유리하다.
또 SNE리서치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재·공정 기술 선점을 통한 원천 기술 확보 △덴드라이트 억제 기술과 같은 핵심 특허의 해외 유출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 강화 △정부 주도의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SNE 관계자는 “리튬메탈 배터리는 기술적 도전과 상업적 기회가 공존하는 전략적 전환점에 있다”며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은 선제적 기술 확보와 소재·공정 혁신을 통해 차세대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 지원과 산업 생태계의 유기적 협력이 병행된다면, 리튬메탈 배터리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