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흥국생명과 이별을 발표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따낸 흥국생명은 3~4차전을 내리 내줬으나 5차전을 잡으며 통합우승(시리즈 3승2패)을 달성했다.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여자부 최초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우승 팀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023년부터 흥국생명 감독을 맡은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두 시즌간 모두 준우승에 그쳤으나 올 시즌 마침내 통합우승을 일구며 외국인 감독 최초로 V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우승 뒤 취재진과 만난 아본단자 감독은 “대단한 우승이다. 우승이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때로는 로스터가 약하다고 생각했었다. 선수들이 만들어낸 승리다. 정말 대단하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관장의 추격에 긴장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 포인트가 오면서 승리했다. 5세트에 나온 김연경의 대단한 수비, 투트쿠의 해결이 있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제가 긴장했다면 선수들이 해내지 못할 것 같았다. 긴장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고 답했다.

흥국생명은 리베로 신연경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우승을 이뤘다. 도수빈을 급히 투입한 아본단자 감독은 “신연경은 챔프전 직전에도 다친 상태였다. 챔프전을 치를 때마다 상황이 악화됐다. 결국에는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었고, 교체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마치고 흥국생명과 이별이 유력했던 그는 공식 석상에서 이를 직접 발표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한국에) 없을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어디로 갈지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에 한국에서 보기 힘들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에 대해 “언제나 대단한 선수다. 5세트 13-11, 13-12에서 했던 대단한 수비가 인상 깊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상대였던 정관장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두 시즌 내내 강팀이라 생각했다. 명확하게, 선수들의 이력을 비교하면 조금 뒤진다. 선수단의 차이는 있다. 김연경이 없었다면 밸런스 있는 팀을 만들기 어려웠다. 정관장은 끝까지 잘 싸웠다. 캐릭터가 확실한 팀”이라며 “사실 현대건설이 올라오길 바랐다. 정관장이 올라오면서 조금은 더 긴장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끝으로 “모두에게 감사하다.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응원 많이 해주신 팬들에게 공을 돌린다. 팬들이 컵 대회 끝나고 감독 교체 관련한 트럭을 보낸 것으로 안다. 이제는 축하해주면 좋겠다”며 “한국은 실수하면 미안하다고 해주는 문화지 않나. 미안하다는 사과를 바란다”고 미소 지었다.
인천=김영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