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인 ‘그랩바디 B’의 추가 기술이전 계약에 대한 추진 의지를 내비췄다.
이 대표는 9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그랩바디 B의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와 적응증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영국 제약사 GSK와 4조10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 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알테오젠이 2020년 머크(MSD)와 체결한 4조7000억원대 기술이전 계약에 이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39억원을 포함해 최대 1480억원의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기술료)을 수령한다. 또 복수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3조9623억원과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 대표는 “GSK와 가진 기술이전 계약은 BBB 셔틀 분야에서 그랩바디 B의 기술력과 차별성을 입증한 결정적 사례”라며 “물질이전계약(MTA) 없이 진행한 계약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과의 거래도 부담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주요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이 대표에 따르면 로슈·제넨텍, 존슨앤드존슨(J&J), 일라이 릴리 등도 BBB 셔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임상 과정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랩바디 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연구를 통해 그랩바디 B 플랫폼이 치매와 뇌 질환에 이어, 항체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의 모달리티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뇌 질환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높은 만큼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등 주요 단백질을 세분화해 기술이전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담도암 이중항체 신약 ‘ABL001’과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ABL206’을 개발 중이다. 이중항체는 한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단일항체와 달리,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로 암세포에 정확하게 결합한다.
ABL001은 미국 컴퍼스테라퓨틱스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컴퍼스테라퓨틱스는 전이성·재발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ABL001의 글로벌 임상 2·3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ABL001이 담도암 2차 치료제로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BL206은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삼중음성유방암 등을 적응증으로 두고 연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법인에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는 등 ADC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ABL206 등 검증된 항체를 활용해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