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세종시,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 솔솔…“집 나중에 팔게요” 

바닥 찍은 세종시,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 솔솔…“집 나중에 팔게요” 

기사승인 2025-04-10 06:00:08
세종시 부동산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차기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차기 후보들이 세종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세종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세종시 아파트 집값이 보합 전환했다.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주 대비 하락에서 보합 전환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11월18일부터 매주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자난달 하락폭이 점차 줄어들다 보합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 4주간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3월10일 -0.07→3월17일 -0.06→3월24일 -0.04%→3월31일 0.00%으로 바뀌었다.

정부세종청사 인근 아파트 단지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는 지난 3월20일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한 달 전 6억3000만원보다 2억8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673건으로 지난 2월 375건 대비 약 79.47% 상승했다. 이는 2020년 12월 1157건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달 3일 8112건이었던 세종시의 매물은 지난 7일 기준 7441건으로 671건이 감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도 세종시 이전 추진 공약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종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입법을 추진한다.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을 약속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세종 이전 필요성을 언급했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미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1월~2월부터 예년 대비 거래량이 늘었다. 저가 매물이 주된 거래 대상”이라며 “탄핵 이후 문의 전화도 늘었고 매도인들도 매매가를 올리거나 거래를 보류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세종시는 2020년 행정수도 논의가 본격화며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바 있다. 당시 세종시 집값은 4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수도 이전이 무산되며 집값 하락이 이어졌다. 지난해는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으로 꼽힌 바 있다. 

업계 전문가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시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여러 절차가 많이 남은 만큼 당장의 급격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이뤄지는 등 세종시가 완전한 행정 수도로 자리 잡게 된다면 하락세를 보이던 세종시 집값이 바닥을 딛고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실제 이전을 하기에는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 귀띔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행정수도 이전은 예산과 정치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빠른 속도로 이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당장의 집값 영향은 제한적”이라 진단했다. 이어 “과거 행정수도 이전 호재로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만큼 투자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