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활용 비율’ 규제 예고에…타이어업계 친환경 전환 가속

유럽 ‘재활용 비율’ 규제 예고에…타이어업계 친환경 전환 가속

2025년부터 재활용 소재 의무화, 수출시장 진입장벽 대폭 상승
생산공정 및 공급망 전환 위한 비용 부담, 기술 투자 압박 가중
타이어 3사 친환경 원료 확대·국제인증 획득 등 선제 대응 박차

기사승인 2025-04-23 06:00:09
금호타이어가 출시한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엑스타’. (왼쪽부터)엑스타 스포츠 S, 엑스타 스포츠, 엑스타 스포츠 A/S. 금호타이어 제공 

유럽연합(EU)이 역내 유통되는 타이어 제품에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포함하도록 하는 친환경 규제를 예고함에 따라 국내 타이어업계가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타이어는 자동차 산업의 대표적인 소모품인 데다 사용 후 폐기물 처리와 미세플라스틱 배출 등 환경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2025~2030년 업무계획을 통해 철강, 타이어 등 5개 제품군에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적용할 방침이다. ESPR은 제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순환 경제 실현을 목표로 하는 규제로 지난해 7월 발효된 바 있다. 

이 규정은 제품의 내구성, 에너지 효율, 재활용 소재 활용 비율 등 환경적 요건을 단계적으로 입법화해, 역내 유통되는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이에따라 EU로 타이어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수출시장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타이어 제조에 재활용 고무, 재생 카본블랙, 바이오 기반 실리카 등 지속 가능 소재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재활용 소재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최소 20~30% 이상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재활용 소재 비율, 내구성, 에너지 효율 등 엄격한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EU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럽은 한국 타이어업계의 주요 수출시장 중 하나로, 전체 수출의 20% 안팎을 차지한다. 규제에 미흡하게 대응 시 수출 감소와 매출 하락 등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테네시주 한국타이어 공장 전경.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 연간 생산량을 550만개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12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제공


업계 관계자들은 EU의 타이어 재활용 비율 규제에 따라 생산공정과 원료 조달 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석유화학 기반의 원료를 주로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재활용 고무, 바이오 기반 소재 등 친환경 원료의 사용 비중을 대폭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료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 생산설비를 전환하거나 공급망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품질관리 시스템의 강화 등 전방위적인 혁신을 위해 친환경 원료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또 다른 비용 증가와 기술 투자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친환경 원료 개발, 국제 인증 획득, 생산설비 전환 등을 위해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타이어업계는 순환 경제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제품 비율을 80%까지 높이고, 지속 가능 원료 사용 비율을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2045년까지 100% 친환경 원료 사용을 목표로, 재활용 소재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친환경 시제품 개발과 순환 경제 체제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타이어 업계의 친환경 소재 개발, 국제 인증 획득, 생산공정 혁신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EU 규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EU 규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기술개발 및 공급망 혁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친환경 전환이 타이어업계의 생존으로 부상한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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